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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Nov 17. 2024

어딜 가도 수료증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을까?

9월-11월 :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

이전 글에서 나라는 사람은 내가 배운 걸 나누고 싶어 한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경험과 지식에 해당되는 건 아닐 거라는 단서를 조심스레 추가해 본다.


여름 방학 즈음, 매니저 일을 그만두었으니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여러 옵션 중 하나는 나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나는 미국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이곳에 장기적으로 머무를 확률이 높을 테고, 그렇다면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의 교사가 되면 (이동/스케줄 관리 면에서) 좀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사실이 2024년 6월까지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오오오오든 자격시험의 비용이 면제된다는 정보였다. 수요에 비해 교사 공급이 부족한 캘리포니아 상황 덕분에 내려진 특단의 조치인 듯했다. 여하튼 어떤 시험이든 돈 안내는 공짜니까 어떤 문제가 나올지 경험해 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 가지 시험을 몽땅 등록했고 그중 하나(엄밀히 말하면 3개?)는 CSET -Korean I, II, III였다. 이 한국어 시험들은 1) 공립학교에서 한국어 교과목을 가르칠 때 혹은 2) 한국어 이중언어 교육 시행되는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할 때 필요한 자격시험이었다.


시험을 등록하고는 여기저기 내가 수강할만한 워크숍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감사하게도 코로나 이후로 이러한 기회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주최기관이 멀리 있더라도 수강이 가능했다. CSET - Korean을 알아보처음에 알게 된 기관은 남가주에 위치한 한국어 진흥 재단(http://www.klacUSA.org)이었다. 웹사이트를 보고 연락드렸더니 마침 이곳에서 CSET 시험 대비 2일 워크숍이 있어서 좋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덕분에 Korean I 시험을 패스할 수 있었다. (주관식 답변을 잘 못 써서 망한 줄 알았는데 다행히 패스했다;;;;)


그 후 샌프란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을 모집한다는 정보도 발견했다. 온라인 수업, 특강, 실습에 이르는 교육과정을 마치게 되면 수료증까지 나온다는데 이것이 무료라는 사실에 나는 덩실덩실 춤을 추고 만다. (이러다 나 대머리 될 듯!) 


그즈음에 들었던 "계획된 우연 이론"에 힘입어 등록 절차까지 냅다 밟았는데, 지금 너무 버거워서 아등바등 거리며 인터스텔라에서 과거의 나에게 소리치는 중이다. 아니야~ 아직 등록하지 마!!!!! 흑흑흑!!!!! 9월부터 지금까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콘텐츠들을 받아내고 있는데 양이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다 보니 공짜로 제공되는 최고급 코스 식사의 맛을 음미하기는커녕,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숟가락질만 퍼묵퍼묵하고 있다. 이래가지고서는 내가 가르칠 학생에게 이 코스 요리를 잘 전달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엄청난 교육자료들과 별개로, 댄스 클래스를 하느라 이리저리 펄쩍거리는 내가 과연 네모난 교실, 네모난 책상, 네모난 칠판, 네모난 책을 보며 차근차근 설명해야 하는 수업을 잘.......아니 나 자신이 온전히 즐거움을 느끼며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미국에 적을 두고 있지만, 고향 땅 한국에 돌아갈 날도 어렴풋이 마음에 품으면서, 동경하는 일본에서 살아 보기도 희망하는 나로서는 나이가 들어서 어느 나라에 가서 살지를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어딜 가도 수료증 하나는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교육 과정, 특강, 앞으로 다가올 실습 일정을 꾹 참고 버텨내보려 한다. 누가 알겠는가- 세계 최초 ㅋㅋㅋ 케이팝 가사 한글 공부 30분 + 댄스 수업 30분이 가능할런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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