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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Aug 11. 2024

다시 태어나도 내 자신.

그 며칠은 울고 싶은 밤도 있었습니다. 매 하루가 밝은 날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듯 어느 날은 흐리고 어두운 밤 같은 날도 더러 있었던 것입니다.


뜻대로 쓰여지지 않는 글과. 난무하는 말들. 지키지 못할 약속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시간들. 나는 시간을 되돌려 다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두 번은 살 수 없는 한번뿐인 생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밝은 빛에서는 눈이 부셔 밝은 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듯 가장 빛나는 시기. 스무날의 나의 청춘 같은 시간을 한 때 우울과 허무로 살아온 것이 좀 미안했습니다.


누군가를 기쁜 마음으로 사랑하는 정열만큼 나는 내 자신에게 사랑이었는지 되묻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의심 속에서 확고했던 신념은 허나 분명했습니다.


그때로 돌아가도 그때의 나는 나일 것이다. 똑같은 선택을 하고 사는 나일 것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아니라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나는 내가 내리는 하나의 답이었습니다.


만일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나겠냐는 물음에 나는 네.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나의 삶을 격정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오직 내 자신 뿐이며 나를 먼저 믿어줄 사람도 나라는 사람 하나뿐이었습니다.


세상에 유일한 나를 믿고 갑시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우리일 것입니다.  여름이 다시 태어나도 여름이듯. 봄은 봄. 겨울은 겨울. 나는 나.

이생의 것이 다음 생에 다시 온다는 환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으로 태어나게 되어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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