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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Sep 29. 2024
인간의 기쁨- 황인찬 시 읽는 쉬요일
인간과 오리 사이에서 숨은 시인 찾기
물에 뜬 오리 두 마리
시인들은 오리를 보며 종종 시상을 얻는다
잔디밭을 줄지어 가는 오리를 보는 건 기쁘지만
곧 자기를 들여다본 인간은 슬퍼진다
자기는 비에 발이 젖어도 돌아갈 집이 없다고...
자꾸 흙을 파헤치고 엉덩이를 흔드는 오리를 보며
아이는 오리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초에 오리에게 돌아갈 집이 있었을까?
흙은 오리의 쉼터가 아니라 파헤쳐진 그대로 있다
오리는 그저 또 물에 떠 있다
물에 떠다니는 상태가 오리는 가장 편안해 보인다
아니면 이 또한 인간의 오만한 시선일지도
오리는 편안함을 추구해서 물에 뜨는 게 아니라
그저 물고기를 잡을 사냥 태세이려나
다른 오리떼가 조용히 저녁거리를 찾아다닌다
한 마리 잡은 청둥오리 부부 유유히 사라진다...
길고 길었던 2024 여름도 오늘로 유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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