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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초등학교 절친과의 절연

by 연금술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


네, 영화 킹스맨의 유명한 대사입니다.

제가 저희 아이들에게 종종 이야기하는 말이기도 하구요.



큰아들 세준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혹여 가끔 버릇없는 행동을 할 때면,

저 이야기를 하면서,

매너를 지켜야,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합니다.



저에게는 A란 친구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이고, 흔히 말하는 불알친구입니다.

(참고로 불알친구는 사전에도 나오는 단어입니다.)


[국어사전]

불알친구 (불알親舊)

남자 사이에서,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면서 가까이 지낸 벗을 이르는 말.




A는 초등학교 졸업 후, 바로 미국에 유학을 가서,

한국에는 저 포함해서 친구가 몇명밖에 없죠.

미국 유학 무렵에도 심심하면 국제전화를 종종 걸어서,

서로 몇시간이고 통화도 하고

한국 오면 늘 만나서 술한잔 기울이던

정말 친하게 지낸 친구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친구를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연락이 계속 와도, 받지 않았죠.

조금씩 연락을 피했고, 그렇게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있었죠...

이 친구와 둘이서 같이 해외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신나게 놀다가 호텔에 들어갔는데,

옷에 음식 냄새가 배었다면서 욕실에 자신의 옷을 걸어놓고,

욕조 마개를 뺀 후, 계속해서 뜨거운 물을 틀어 놓더군요.

한두시간이 아니고, 밤새도록 계속 말입니다.

자기 딴에는 뜨거운 김으로 냄새를 빼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 너무 심하지 않냐?"

"뭐 어때, 어차피 호텔비 냈는데."



그리고 다음날, 호텔에 팁을 놓고 나가려고 하는데,

이 친구가 1달러짜리 한 장을 꺼내더니 꾸깃꾸깃 마구 손으로 주무르더니,

거의 종이 공처럼 변한 지폐를 침대 위에다 던지더군요.


"뭐하는 짓이야?"

"팁은 원래 이렇게 주는거야."



아마, 철없이 어렸을 무렵 이런 행동을 보았다면, 같이 낄낄거리고,

신나게 웃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기분이 정말 불쾌하더군요.

그때서야 조금씩 이 친구의 행동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야 어릴 때부터 친구고, 워낙 서로 잘 알다보니, 그렇다쳐도

그 외의 사람들, 특히 사회적으로 더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대하고, 무시하는게 조금씩 눈에 보일때,

이건 아니다 싶어 조금씩 연락을 안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A가 말하길,

왜 알지도 못하는 호텔 청소부한테

팁을 그렇게 준것에 대해

니가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왜 그때 그렇게 화를 크게 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누군가 말하기를 친한 친구와 여행을 간다면,

정말 가족처럼 되어서 오거나, 아니면 절연해서 오거나

둘중 하나라고 하는데, 정말 맞는 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친한 친구인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걸 그랬나...

화를 내고 뭐라 한 것에 대해 내가 너무 졸렬하진 않았나...

초등학교때부터의 인연을 너무 쉽게 끊어내진 않았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 계속 그 친구를 만났더라도,

언젠가는 이런 부분에 대해 서로 부딪쳤을 것이고...

서로가 불편했을 것입니다...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신경쓸 필요도 없지만...



최소한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예의를 지키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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