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각커피 May 17. 2019

소소하고 가벼울지라도

1장 나는 왜 우울하고 무기력한 집순이가 되었을까?



긍정적으로 생각이 안 되는 전, 어떻게 해야 하죠?


 너무 답답한 마음에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 당장에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책이나 인터넷에서 항상 듣고 보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세요.' '운동을 하세요.'라는 단순한 말은 무기력의 끝에 있는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긍정적으로 생각이 안 드는데요..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해도 일찍 일어나 지지가 않는데요.. 운동을 하고 싶은데 기운이 없고 힘들어서 운동 못하겠는데요... 와.. 나 참 의지도 없고, 게으르고, 인생 낙오자네. 망할.. 결국 부정적으로 나를 평가하고 내 삶을 방치했다.


돈 없고 무기력한 우울하고 몸 상태도 영 이상한.. 총채적 난국이었던 내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어딘가 책이나 방송에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당시에 나는 복잡하고 진지하고 따분한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과적인 것과 자극적인 것, 성과만을 중요시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소비와 일탈은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지만 지금 자금으로는 기분전환으로 훌쩍 떠나는 해외여행, 백화점에서 물건을 왕창 사거나 하는 럭셔리한 지출은 꿈도 못 꿨다.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하는 기분전환도 좋고,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외향적인 성격도 아니고 친구들과 만나서 놀면서도 하루 동안 얼마를 쓴 건지에 대한 걱정만 했다.


 정말 저 밑까지 깊은 이야기를 나눌 상대도 없었다. 내 이야기를 꺼내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상대에게 우울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서 그날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바빴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기에는 아직 내 마음이 나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나부끼며 정리가 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바꿔나간 행동들은 백수에 모아둔 돈도 없으니 일상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비용(제품 가격이 평균가보다 싸거나 품질도 나쁘지 않은)으로 일상의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던 것들이고, 친구도 없으니 대부분 혼자 일상에서 했던 경험들이다. 이 내용들을 정리해 기록해 봤다. 아무것도 아닌 하루의 실질적이고 가벼운 내용들이다. 사실 이 소소한 것들이 소중해서 쓰고, 그리고 싶었다. 싱겁고 가볍고 사소한 것들이 모여 조금씩 내 하루를, 나를 바꿨으니까.

나는 왜 떠 있는거야? 넌 주머니가 가볍잖아.


 나와 비슷한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 힘들었어. 그래서 이랬는데.. 너희는 어때? 어떻게 버티고 있니?’라는 말을 조심히 건네주고 싶다. 세상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즐겁고 활기차고 행복하고 사랑하면서도 바쁘게' 지내지만은 않는다고,, 아파도 다시 낳아서 우리 이제 행복해지자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한 행동들이 누구나에게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 건강한 누군가에겐 대체 왜 쓰는지 모르겠는 가볍디 가볍고 싱거운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뭘 이런 것 까지 적어?' 또는 사람마다 경제상황은 다 다르니 '별 걸 다 아끼고 궁상이네'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그래’라는 공감을 주거나 ‘어? 이거 몰랐던 건데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아주 조금의 변화를 줄 수 있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마치 30살까지 브라를 벗고 자도 되는 걸 몰랐다가 이제야 신세계를 만난 나처럼.



 





2장은 가볍고 편한 글과 그림이 될 것 같아요:)

제가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벗어가기 위해 했던 소소하고 작은 행동과 방법들이 하나씩 올라옵니다.


이전 05화 우울과 무기력의 늪에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