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각커피 May 25. 2019

내 의지로 일어나기

2장 우울과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행동

 일어나는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하지만 백수인 나다. 일어나 봤자 할 일도 없고, 무언가 할 계획도 없고, 약속도 없다. 일찍 일어날 이유가 전혀 없으니 잠이 조금 깨도 그냥 푹 처져 누워있었다. 하지만 진짜 내가 졸린 건지, 할 일이 없어 계속 누워 잠에 취해있는지는 일어나는 순간 내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일을 다닐 때는 억지로 일어나야 하는 알람 소리가 한 음절만 울려도 짜증이 났다. 그래서 백수가 된 다음부터는 알람을 다 삭제하고 내가 잠에서 깨고 싶을 때까지 자다가 일어났었다. 그러다 허리가 아플 때까지 잠을 자고 오후 3시에 일어나는 반복을 하고 나니, 내가 졸려서 누워있는 게 아니구나. 몸은 더 이상 잠을 원하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고쳐먹고 처음에는 알람을 하나를 맞춰두었다가 잘 되지 않자, 10분 간격으로 두 개 정도 다시 맞춰놨다. 알람 소리가 울리고 약간 비몽사몽 한 느낌이 들면 손을 움직여 시간을 보고, 실시간 검색어를 보며 잠에서 깨어본다. 손을 뻗어 핸드폰을 잡고 손가락이 움직이는 상태가 되면 이제 불편한 자세로 누워 눈을 감고 있는다. 유튜브라도 틀고 내가 관심 있는 뭐라도 켜서 듣는다. 듣다 보면 궁금해지고 눈을 떠서 슬쩍슬쩍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신이 조금씩 든다. 이제는 눈을 뜨고 힘을 주어 일어나야 할 순간이다.







 오래 누워있을수록 더 피곤했다. 힘들어도 오전에 일어나서 잠에서 깨면 오히려 오후에 덜 피곤하고 밤에 좀 더 일찍 잘 수 있다. 다들 알고 있는 이 당연한 이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이다. 그런데 알아도 피곤과 잠에 절어있으면 정말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날 수가 없다. 일어나는 것 자체가 도전이고 나와의 싸움이다. 생각은 그렇게 하는데 몸은 자꾸만 자고 싶고 눈은 천근만근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조금씩 느슨하게 해 끊어내야 했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30분이라도 일찍 깨는 도전을 해보기 시작했다. (알람에 정신이 들고 그 뒤로 눈은 감고 있지만 잠들지 않으면 스스로를 칭찬했다. 다시 안 잔 게 어디냐..) 1시간, 1시간 30분 이렇게 조금씩 더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하다 보니 아침 새벽녘에 일어나지는 못하더라도 내 의지로 일어나는 타이밍이 좀 더 짧아지게 되었다.


 야행성이었던 생활패턴으로 아직까지 7시, 8시 이런 아침시간에 일어나는 건 힘들고 어렵다. 지금은 9시~9시 반에 일어나려고 하고 있고, 가끔은 일찍 자면 8시에 눈이 떠지기도 하고, 피곤한 날은 10시 넘어서도 일어난다. 늦게 일어난 날을 '그냥 그럴 수도 있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내일 다시 도전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생활패턴이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그리고 일어나면 할 게 없다고, 특히 겨울에 이불 밖이 춥다고 다시 침대에 눕지 말고 일어나서 할 일련의 과정을 정해두고 그 순서대로 몸을 움직인다.






제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다음에 또 이런 순간이 오면 다시 꺼내보기 위한 정리 목록이기도 해요.

보시는 분들께 이렇게 해야 돼! 라며 강요하는 정답이 아닙니다.

주제에서 더 잘 아시는 분이나 다른 방법을 갖고 계셨던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전 06화 소소하고 가벼울지라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