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요리
분명 생활이 바뀌었고 식구가 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손이 작고
1인분 요리에 익숙하다.
아픈 엄마의 식단을
특별히 따로 준비하는 건 아니라
함께여도 충분히 괜찮지만
언제부터인지 점점 1인분 식사가 많아졌다.
엄마의 식사는 정해진 시간의
하루 세끼 국과 밥이 있는 식단이지만
나는 조금 늦은 아침, 가벼운 저녁으로
결국 혼자 살던 때의 식습관으로 돌아가버렸다.
식사때마다 매번 함께 먹자고 하시던 엄마도
어느새 1인 밥상에 익숙해지셨는지
이젠 주말이 아니면
함께 먹자는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후다닥 끓이는
우리 집 단골 메뉴 북엇국.
달걀은 하나 두부는 1/4모.
저녁은 집에서 먹지 않고
아침만 가끔 먹지만
집에 있는 주말이면
세 끼를 꼬박 챙겨 먹는 동생.
그런 동생과 주말이면
둘만의 식사를 즐기기도 한다.
밀가루 음식을 삼가는 엄마를 빼고
둘이서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파스타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1인분이 제일 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2인분 정도는 거뜬하다.
김치는 떨어져도
토마토소스 떨어지는 건
참을 수 없다는 동생.
인디언 깃털처럼 거대한 바질에
웃음 터졌던 어느 날의 파스타.
주말엔 세 명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많다.
자그마한 식탁을
오손도손 세 명이서 에워싸고 있으면
또 그 게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물론 손은 작지만
가끔이라면 3인분까지는
그래도 문제없다.
마트에서 유부를 찾다
유부는 찾지 못하고
[새콤달콤 유부초밥]을 발견했다.
그 후로 생각나면 한 번씩
한국식 삼각 유부초밥을 즐긴다.
볶은 당근을 듬뿍 넣은 유부초밥을
나무 도시락에 차곡차곡 담아
한 편에 단무지까지 더했더니
나들이 기분 충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