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초딩들~
나홀로 요가수업을 하다 세 명이 조인하여 오늘은 총 여섯 명이 함께 요가를 했다. 파리지엔이 아닌 리옹 출신인 그들과 벌써 세 번째의 수업이다. 아쉽게도 짧은 요가수업을 뒤로 하고 그들은 귀국한다. 영국에서 온 새내기 한 명이 함께 한 수업은 도파민 뿜뿜이다.
두 남자는 뻣뻣하기가 프로급이다. 다운독 자세를 할 때 두 다리를 뻗어야 하는데 그 동작이 상당히 그들에겐 고통스러워 보였다. 아, 아, 아!! 숨죽인 신음소리에 내가 다 아프다. 모두 큭큭대면서 수업 분위기는 명랑운동회가 되어갔다. 유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남성들에게 요가는 더 필요할 듯하다. 근육에서 나오는 힘과 추진력으로 대변되는 그들이 요가를 한다면 몸도 마음도 좀 더 나긋나긋해질 것이다.
정든 매일의 산책길
한낮이 되면 선선한 오전과는 달리 기온이 올라간다. 동네 꼬맹이들은 폰 대신 연을 날리고 개울에서 멱을 감는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알몸에 수줍음도 없이 오케이라 외친다. 아이들을 볼 때 마다 너무 귀엽다. 내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나도 타임슬립해서 함께 연줄을 잡고 달리고, 누런 흙탕물 같은 개울에서 세상 모르게 물장구를 치며 행복하고 싶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려니 동네 어귀에서 큰 개 두 녀석이 나를 가로 막는다. 개들의 천국인 이곳에서 아직 적응하지 못하는 나다. 어릴 때 개에게 쫒겼던 트라우마로 개만 보면 움츠러든다. 내 트라우마에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이만 아니면 나도 반려견이나 반려묘랑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꿈을 꿀 수도 있는데 말이다. 마침 아이 둘이 다가와 나뭇가지를 재빨리 찾아 워이워이 댕댕이들을 쫒아준다. 연신 하트를 날리며 땡큐 땡큐 하니 수줍어하며 달아나버린다. 건강하고 늘 행복해라. 아그들아.
이곳에선 시간이 느리게 가고 빠르게 온다. 그 리듬조차도 쾌락이다. 고요하고 상쾌한 아침, 느긋하게 늘어지는 오후, 정글의 향기가 은은히 맴도는 저녁이면 나는 괜히 설렌다.
이 얼마나 완벽한, 충족된 하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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