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은 내몸이지만 나보단 '타인과의 관계'로 맺어지는 곳
당신은 살아오면서 타인에게 그대의 등을 내준 적이 몇 번이나 있나요?
등을 내주는 행위를 우리는
"어부바"라고 부르죠.
뜻풀이
-어린아이의 말로, 업거나 업히는 일을 이르는 말.
-어린아이에게 등에 업히라는 뜻으로 내는 소리.
-표준국어대사전-
엄마라면 수십 수백번 아이에게 등을 내주었겠죠.
저도 아이들을 키울 때 수도 없이 등을 내주었죠. 특히 아이를 재울 때, 징징거리고 보챌 때 제일 많이 업어주었던것 같네요.
어떤 날은 서서 아이를 등에 엎히고 포대기를 매는 날도 있었고 때로는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아이가 스스로 엎히게 해서 엎기도 했죠.
때를 부리다가도 등을 내보이며 "어부바~"하고 말하면 아이가 막 기어오거나 뒤뚱거리며 걸어와 등에 착 달라붙었죠.
내몸이지만 거울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어 내것 아닌듯 내것인 '등'
면적으로 보면 내 몸중에서 꾀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등'
내 손보다는 타인의 손을 빌어 닦아야 시원한 '등'
'너 백좋네.' 라는 말도 가방이 좋다는 말이 아니고 뒷배가 든든하구나 라는 말이잖아요.
든든하고 포근한 등
그래서 아이들도 등에 엎히길 좋아하나 봅니다.
오늘은 섬마을에 바람이 많이 붑니다. 90여개의 섬마을의 다리가 되어주는 배가 모두 운항을 멈추었습니다. 오늘 하루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등을 내어 주셔보시면 어떨까요.
[어부바 둥둥 / 나영민]
어부바
어화둥둥
봄햇살 병아리 쫑쫑
봄바람
콧바람 솔솔
꽃향기 따라 마실 나가자
눈부신 햇살
둥실둥실 엄마 등
방실방실 까르르 웃음꽃
흰나비 폴폴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기도 덩달아 바둥바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