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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올 Nov 22. 2024

100-18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나이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19일부터 22일까지 '슬로시티 디자이너 과정' 수업을 받도 자격증 시험까지 끝냈다. 아침 아홉 시 수업에 맞춰 도착하려면 새벽부터 서둘러야 했다.

수업을 받은 곳은 압해도 가족센터인데  상에서 보면 1층짜리 건물이지만 아래쪽에서 보면 2층짜리로 보이는 건물이다. 이곳에서 나의 최장소는 '1004 도서관'이다. 여름내 종종 이곳에 들러 책을 읽고 빌려가곤 했다.


점심시간이 한 시간이라 밥을 먹고 나서 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그림책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찬찬히 음미하며 읽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독서였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었다. 그림책이라 금방 볼 수 있었다.

평소에도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였을까 나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을 골랐다.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이다.





김춘수의 "꽃"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이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라는 시구가 있다.


우리가 이름을 몰라 나무라 부르고 풀이라 꽃이라 부르는 식물들은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다 가지고 있다. 다만 우리 모르고 있을 뿐.


이 책도 나무에게 각각 자신의 이름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담담한 수채화 그림으로 동네공원의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다.

잎이 나기 전, 가지만 있을 땐 다 비슷비슷해 보이던 나무들이 꽃이 피고 잎이 나면서

"나는 이런 나무야."

하고 말을 건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그렇다. 나는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나무와 꽃을 통해 느낀다.

아직 겨울이라 불리는 2월에 양지바른 곳에선 작고 앙증맞은 보라색 봄까꽃이 피면 곧 봄이 오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바닷가 둑에 노란 금계국이 피면 여름이 왔다는 뜻이다.

은빛 억새가 하염없이 흔들리면 가을이다.

붉은 동백꽃이 하나 둘 피어나면 겨울이다.


이 책에서도 벚꽃을 시작으로 나무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이름을 말해준다.

분홍빛 벚꽃이 피니 벚나무인 줄 알게 되고

연초록의 부채모양의 잎이 나오니 은행나무인 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이런 말이 나온다.

"처음엔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라고.



꽃으로 잎의 모양과 색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던 나무는 다른 방법으로도 자신을 알리는데

바로 "열매"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

먹음직스러운 주황색의 감이 열리는 감나무

붉은 구슬 같은 모양 열매가 맺히는 구상나무



책의 말미에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나무들의 이름과 나무에 대한 소개가 되어있다.



책에서 작가는 말한다.


나무들은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만

모두 다 자신의 고유한 방법으로 그 일을 헤매다 해내고 있다고 말이다.

그 고유한 개성이 드러날 때 그 나무는 빛이 난다고.


여러분은 언제 빛이 나나요?

라는 질문으로 책을 끝내고 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일어나고 먹고 일하고 다시 돌아와 잠을 자고

친구를 만나고 꿈을 꾸고

웃기도 화를 내기도 하며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지만 

"나를 나답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빛나는 그때!!!


여러분을 무엇을 할 때 가장 빛이 나시나요?

사랑을 할 때, 글을 쓸 때, 친구와 수다를 떨며 깔깔 웃을 때. 누군가를 위해 봉사를 할 때......

그 순간이 언제이든 그런 순간이 여러분의 곁에 자주자주 오길 바랍니다.

가장 나답고 빛나는 순간이 많을수록 나는 더 나답게 될 테니까.



https://youtu.be/48BLFrwOI2c?si=Fy5TGLVXm4BUpM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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