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작은 농장에는 강아지 두 마리와 30마리 정도 되는 닭과 병아리들이 있다.
아버지는 동물들을 참 좋아하신다.
수돗가에서 마주한 두꺼비에게 인사를 건네고, 빨랫줄에 앉은 새가 지저귀면 그 소리를 따라 흉내도 내신다.
털신 안에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자, 어미새가 놀랄까 봐 그 신발 주위에 줄을 둘러두시고, 한동안은 그 근처에도 발을 들이지 않으셨다.
그날, 아버지는 작물 사이에 자란 잡초를 뽑고 계셨다고 하셨다.
우리 집 강아지가 갑자기 짖기 시작했고, 농장 입구를 보니 낯선 흰색 개 한 마리가 아버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 보는 개라 아버지는 "너 어디서 왔니?" 하고 말을 걸은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작업을 계속하려는데, 그 개가 짧게 "컹" 하고 짖었고, 배가 고픈가 싶어 "너 배고프냐" 하셨지만, 그때 마침 줄 음식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드셨다고 하셨다.
"얼른 너희 집으로 가." 하고 다시 일을 하시려는데, 개는 몇 걸음 물러섰다가 다시 돌아서 아버지를 바라보며 짖었고, 또 몇 걸음 옮기고, 다시 짖고, 다시 바라보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으셨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왜 그러니"하고 개에게 천천히 다가가셨는데, 개는 꼬리를 흔들며 짖고 또 몇 걸음 걷는 식으로 계속 아버지를 산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그렇게 따라간 풀숲 앞에서 개가 멈춰 서더니 큰 소리로 짖었고, 개가 짖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을 때, 풀숲 안 철사망에 새끼 강아지 두 마리가 엉킨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곧바로 철사를 풀어 새끼들을 꺼내주셨고, 흰 개는 그제야 안심한 듯 새끼들을 핥아주더니, 다시 무리를 이끌고 조용히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다음 날.
아버지는 어제와 다름없이 일을 하고 계셨고, 어제 그 흰 개가 두 마리 새끼를 데리고 다시 농장에 찾아와서는 아버지 곁으로 다가와 얼굴을 한참 비비고 갔다고 한다.
마치 새끼들을 구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러 온 것처럼.
아버지는 그날, "기다려라, 먹을 것 좀 가져다주마." 하시며 먹이를 챙기러 가셨지만, 다시 돌아왔을 땐 강아지와 새끼들이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고, 그 뒤로 계속 마음이 쓰였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잠시 멍해졌다.
아버지가 마치 동화처럼 들려준 이 이야기가, 자꾸 마음속을 울린다.
요즘은 자식을 낳고도 외면하거나 방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세상 속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 짐승이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새끼를 위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고마움을 기억해 다시 찾아온 흰 개의 모습.
그 순간, 말 없는 짐승의 행동이 사람보다 더 사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