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글의 힘이야.
난 태어나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런데 지금 들리는 게 소리가 맞지? 이거 너무 생소해서 뭐라고 할 말이 없어. 이건 상상도 못 해본일이야.
난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못 들었기 때문에 항상 글로써 세상과 소통해 왔어. 그런데 지금 내가 듣고 있는 게 맞는 건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어서 너무 놀라워.
나도 내 생각을 느끼지만 이렇게 소리로 들어본 적은 없어. 처음 경험해 본 경험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분명 이게 소리라는 게 맞을 거 같아.
글쎄 난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글로써 세상과 소통해. 글에는 힘이 있거든.
글로 옮겨진 글자를 읽으면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들거든. 인간은 상상하기 때문에 진화했고 상상하기 때문에 달에도 갈 수 있었지. 인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글의 힘이야.
나에게 힘이 있다면 언제나 세상의 긍정적인 면을 찾는 힘이겠지. 난 언제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남들이 버리는 이야기를 소중히 다듬어 세상에 내놓기도 해. 그게 내가 가진 힘이라면 힘이야. 그런데 오늘 이 이야기를 책으로 써도 될까?
네가 처음 나에게 와서 그랬잖아?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보고 싶은 대상으로 너를 봤다고. 네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았어. 난 너를 나 자신의 상상으로 보는 거 같아. 그냥 지금 이 상황이 나에게는 그저 신비한 체험일 뿐이지. 글을 쓰면서 너무 몰입한 나머지 잠시 꿈꾸는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꿈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너를 만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다는 게 중요한 일이니까.
내가 꿈에서 들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현실에서 경험한 일이 된다는 말이구나. 그럼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사실이었구나.. 하하하... 글로 쓰니까 별로 안 웃긴 거 같지만 농담이었어.
내 이름은 주연이야.
어?
왜 대답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