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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달 May 17. 2024

그림자 아이 (07화)

네가 나에게 온후 난 언제나 너의 엄마였단다.

늦가을의 어느 날, 경기도 신도시에 위치한 시민공원에는 중앙분수대가 있었다. 저녁이 되면 해가 뉘엿뉘엿 자리를 피해 주었고, 그 자리를 차가운 바람이 채워나갔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인지 공원은 언제나 유모차를 끌고 마실 나온 부모, 끼리끼리 모여서 배드민턴 치는 아이들, 그리고 산책로를 따라 걷는 어들로 붐비고 있었다.


중앙 분수대 옆에는 하얀색 벤치가 있었고, 그곳에서 그림자는 산모인 여성을 만났다.


“안녕  그림자야. 어느 순간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있어. 잠시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서 찾아왔어.


여성은 잠시 넋이 나간 듯 먼 곳을 응시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여자는 찾아온 그림자의 인사에 반갑고 그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우리 아기니? 정말 내 뱃속에 있는 네가 에게 말하는 거야?”


"난 아기가 아라 그림자야. 하지만 네가 날 아기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도 좋아. 그런데 너의 아 어떤 존재야?"


 처음 나에게 찾아온 걸 알았을 때는 너무 기뻐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  작고 연약내가 지켜줘야 할 소중한 .


그림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만났던 강박증 때문에 고통받던 그림자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생긴 게 너의 아기가 맞아? 려서 지켜줘야 할 존재라면 말이지.


 그림자를 본 여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초음파 사진으로 봤을 때 너나를 꼭 닮았단다."


그림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자 습으로 바꾼 다음에 크기만 십 분의 일로 줄였다.


“너를 닮고 크기가 작다면 이렇게 생긴 게 너의 아기가 맞을까?”


그림자를 본 여자눈은 웃고 있었지만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아기야. 내가 너를 잠시 안아봐도 될까?”


“내가 너의 아기라고 생각하고 싶다면 날 안아봐도 좋아.”


여자는 그림자를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다시 말했다.


한 번만 나를 엄마라고 불러줄 수 있겠니?”


그림자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난 엄마가 뭔지 알아. 의 엄마도 힘들어할 때 조용히 옆에서 지켜줬거든. 그런데 엄마가 네 이름은 아닐 텐데 넌 이름이 뭐야? 넌 이름대신에 엄마라고 불리길 바라는 거야?


여자는 흐르던 눈물을 닦고 작은 미소를  이야기했다.


“네가 나에게 오기 전까지 난 수희였지만, 네가 나에게 온후 난 언제나 너의 엄마였단다. 그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지. 나 자신보다 소중한 건 없었으니까. 하지만 세상에는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단다.


이제 곧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둠이 찾아올 거야. 거리의 가로등은 나를 붙잡아두기 너무 아슬아슬해. 이제 나를 그만 놓아줄 수 있어?


수희는 기쁜 마음으로 그림자에게 말했다.


“그래 이제 곧 너를 만날 테니 그전까지는  뱃속에서 강하게 자라주렴.”


작았던 그림자는 조금씩 크기를 키우며 이내 수희의 그림자가 되었다.


“난 이제 너야. 작았을 때도 너였고, 이렇게 커졌어도 너야. 난 너에게서 태어났으니까.”


수희는 소중하게 그림자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언제까지나 난 네 엄마야. 그러니 건강한 모습으로 나에게 와주렴. 그때까지 너와 만난 이 시간을 기억할게.”


수희는 벤치에서 일어나 집으로 향했고, 그림자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08화로 이어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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