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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중요한 질문

2023년 9월 5일 (D-100)

by 김부경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정착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가구를 새로 사고, 아이들 학교 문제와 학원 문제를 정리하고 한숨 돌릴 때쯤이었다. 당시 6살이었던 우리 둘째가 나에게 어떤 질문을 했다.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이었고, 대답하기가 무척 난처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대꾸도 하지 않고, 그냥 다른 이야기로 얼버무리고 지나갔다. 그런데 아이는 다음 날 똑같은 질문을 또 했다. 그날은 이 아이가 당황스럽게 왜 이런 걸 물어보나 싶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그런 질문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고 보니 그런 질문을 왜 하면 안 되는지, 내 말이 맞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아이는 끈질기게도 똑같은 질문을 또 했다. 결국 나는 이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날 저녁 청소를 하다가 울음이 터졌다. 한동안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느라 계속 눈물이 났다. 출근을 하다가, 예배를 드리다가, 밥을 먹다가 울컥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갈 무렵 나는 그 아이가 7실이 되기 전에 이 내용을 글로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가 얼마나 중요한 질문을 해 주었는지, 그 대답은 평생을 찾아도 다 찾지 못할 엄청난 진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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