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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Jan 02. 2025

<DAY 8> 다시 시작된 아침 전쟁

(Feat. 요가원 등록)


드디어 방학이 시작되었고,

나는 보란 듯이 마지막 연재글 이후로 한 번도 아침 기상을 성공하지 못했다.


늘 피곤한 채로, 7시 30분에 눈을 뜨고 쌩얼로 출근하는 하루의 시작. 아침 기상에 실패한다고 인생에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계속 못 지키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큰 지장은 없어도 은은한 독이 쌓여가는 기분이다.


몸도 마음도 찝찝한 채로 방학은 드디어 왔고, 서른이 넘으니 뱃살은 늘어가고 이게 아닌데 싶어서, 운동을 2개나 등록했다.


래 하던 필라테스를 기구에서 맨몸으로 바꾸고, 요가를 다니기 시작했다. 필라테스보다 요가가 훨씬 힘들고 사람을 쥐어짜는 것 같다.


아침 공복으로 요가원까지 30분 정도 걷고, 요가를 1시간 반정도 하니 억지로 아침에 고문을 당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원래였으면 침대에서 자거나 폰을 볼 거라 생각하면 요가로 고문당하는 게 낫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면, 하루에 모든 할 일이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무기력하게 오전시간을 보내다 결국 하고 싶던 것도 하기 싫어진다. 사고체계가 바뀌어가는 느낌이 든다.


마치 스마트폰을 많이 하면 뇌가 단순해지는 것처럼, 늦게 기상하면 점점 미루고 느려지고 쉽게 포기하게 된다.


방학 때에는 일찍 기상해서 그동안 못했던 것도 하고, 여유를 찾고, 습관을 정말 바꾸고 싶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아침 전쟁.


원래 남들 다하는 인스타도 안 하고 평소에도 남한테 큰 관심이 없는 성격이라, 그만큼 나한테 집중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쉽게 우울하고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루틴이 중요하다.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푸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마음이 편한 시간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새로 등록한 요가원에서 요가가 왜 호흡이 중요한지 알았다. 너무 힘드니 모든 생각이 끊어지고 호흡소리에만 자동으로 집중하게 된다. 이게 명상이구나 싶었다.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진짜 그 순간에만 집중을 하긴 했다.


요가를 하고 돌아오는 걸음이 참 가볍게 느껴졌다.

어쨌든 새해의 시작을 아침에 뭔가를 했다는 게 괜찮은 기분이다.


모쪼록 매일 조금씩이라도 기록해서 신년에는 나 자신을 바꾸고 싶다.


공복 운동, 명상, 독서, 산책 등을 아침 시간에 하며 죽어있던 뇌를 다시 깨워봐야겠다.


결국에는 나를 우울하게 하는 것도, 행복하게 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쓸데없이 마음속에 자꾸 강박을 가져서 뭔가를 하려는 게 완벽주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마음 느긋하게 될 대로 돼라 지내면서 아무 변화가 없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주변에 오랫동안 변화가 없는 삶을 살면서 우울감이 쌓이는 사람을 많이 봐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도 변화가 없고 뒤쳐지는 삶에 대한 큰 두려움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굳이 따지자면, 마음 느긋하게 될 대로 돼라 지내는 것도 집안에 틀어박혀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이라도 하루에 집중하는 일을 하며 보내야 한다.


오래 걸리더라도 꾸준히 나를 위한 행동을 하다 보면, 갑자기 변해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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