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 지난 수시 입학 전형 때 어느 학생에게 “문학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잠깐 생각하더니 그 학생은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그 어느 두꺼운 문학 이론 책 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 말이었다.
맞다,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슬퍼도, 또는 상처받아도 서로를 위로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추구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학은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상상력, 창의력, 논리적 분석력도 결국은 인간됨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장 인간적인 것을 추구하는 ‘올바른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같이 놀래?” 하며 손 내미는 어린아이의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 서로 질시하고 싸우고 110층짜리 마천루가 삽시간에 무너지는 곳이지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사랑하는 연인들이 있고 노을 진 단풍산이 저토록 아름다운 이 지구는 그래도 살 만한 곳인데, 항상 너무 늦게야 깨닫는 것이 우리들의 속성인지라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진정으로 얘기를 나눌 틈도 없이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간다.
- 장영희 <문학의 숲을 거닐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