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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별 Dec 02. 2022

불안을 이기는 나만의 방식

  

불안은 대체 왜 생길까?

다른 사람들은 태평해 보이는데 나는 왜 늘 전전긍긍 불안할까?

다른 사람들도 불안하겠지.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불안은 어떻게 이겨낼까?     

이 불안은 언제쯤 사라질까?

사라지고 나면 또 다른 불안이 찾아오겠지.

그렇다면, 인생은 불안하고 불안하다 끝나는 건가....   

  

꼬리에 꼬리를 문, 불안에 대한 깊은 상념에 빠졌다. 오래전부터 불안에 대한 혼자만의 고찰을 하곤 했었다. 자주 언급했지만, 아마도 프리랜서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혼자 밥벌이를 해야 했던 게 컸던 것 같다. 살아오면서 딱히 비혼 주의도 아니었지만 결혼을 늦게 하면서 남들과 조금 다른 생활패턴을 가진 것도 큰 이유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거의 매일 불안함을 안고 살았던 것 같다. 성격유형 중 자주 발견되는 완벽 주의 형이라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까지 해봤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게 나만 그러는 건 아닌 거 같다.      


요즘 매체를 보면 연예인들도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로 오랜 기간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고, 이미 우리 사회에 크게 만연한 질병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불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누군가는 불안이 크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불안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하기도 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불안을 느끼는 정도가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나만 이렇게 불안이 큰 걸까, 싶은 걱정에 검색 엔진을 폭풍 작동시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분석 자료를 보면, 불안장애 환자수는 2017년 65만 3694명 대비 2021년에 86만 5108명으로 32.3%(연평균 7.3%) 증가했다. (나 말고도 정말 많은 이들이 우울과 불안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아래 불안 장애 자가진단법도 체크해봤다. 나는 23점, 불안 상태로 관찰과 개입이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출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아론 벡(A. T. Beck) 박사의 ‘자기 평가 불안척도

   

실제로 최근 불안의 정도가 너무 커져, 약물의 도움을 조금 받고 있다. 의사는 감기몸살에 감기약이 필요하듯 불안이나 우울 역시 그러하니,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에 너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래도 내가 약까지 먹을 정도로 불안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니 한동안은 더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약물의 도움, 적절하게 몸을 움직이려는 노력까지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요즘엔 많이 좋아지고 있다.


불안은 너무 지나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만, 적당한 긴장감이나 불안은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 등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이 불안이나 긴장감, 약간의 스릴감을 즐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쫄보 겁쟁이라서 불안을 즐기기보단 이기기 위한 방식을 많이 연구했다.      


<불안을 이기는 나만의 방식>은 너무 전형적이고 고전적이지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몇 자 적어보기로 한다.       


신체의 건강부터 챙기기.

신체는 정신이 깃드는 곳이라 무조건 필연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붙어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요가와 명상

건강한 몸과 정신 모두 챙기는 데 좋은 방법으로 요가를 추천한다. 제대로 된 요가는 명상으로 시작해서 명상으로 끝나는데, 머리를 비워내고 하루를 시작하거나 하루를 끝낼 때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가끔은 몸을 혹사시킨다

시간이 나면 잡생각이 많아진다. 어느 날 나는, 무조건 인터넷을 켜고 가장 빠른 '제과기능사 자격증'반에 등록했다. 강의시간은 한 번에 무려 4시간, 일주일에 두 번이다. 무한 설거지와 무한 빵 굽기에 돌입하자 몸이 힘들다고 불평하느라 잡생각이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 무한 세뇌

나는 좋아지고 있고, 좋아질 것이며, 앞으로 잘 될 거라고 주문을 걸었다.

오전에 햇살을 받으면서 공원을 걸으면서 생각했고, 속으로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걷다가 발걸음이 편해지면 '이 좋아짐'의 주문을 말하거나 속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     

      

상담 치료 (약물 치료)

스스로 자가 치료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불안이나 우울은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전문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 친한 친구나 가족들한테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의사 선생님한테 그냥 다 말해버리고, 울고 싶으면 울고, 처방해 준대로 약 잘 먹으면 더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의사 쌤 믿고 처방약 잘 먹어야 된다. 내 맘대로 뭐 빼놓거나 잘 안 먹으면 도로 아미타불.      


과하지 않은 일상  

이 모든 노력이 너무 과해서 자신이 힘들어지는 상태를 만들면 안 된다. 노력에도 완급조절이 필요한 듯하다. 과하지 않은 일상,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불안을 이기려 노력해보자.


사람들은 불안해서 열심히 산다고들 한다. 열심히 살다 보면 불안이 끼어들 틈이 없을 거라고. 하지만, 열심히만 살면 더 불안해지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어디만큼 가고 있는지 크로스 체크,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불안은 이미...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에 있다.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돌보고 또 돌보고, 스스로를 좀 더 아껴줘야 한다.


역설적이게, 나는 나를 많이 아꼈는데도, 불안이 많았다. 너무 많이 아껴서 그랬나? 에이.... 도로 아미타불... 지금까지 한 말 다 뭐야?! 그래도 경험 한 바 그대로 거짓말 아니고, 진짜다. 내 안의 불안을 돌보고 대화하는 일, 매우 중요하니까. 앞으로도 아끼고, 또 도로 아미타불 되고, 그래도 또 이겨봐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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