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떠올리면 강한 카리스마와 확고한 결단력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은 겸손에 있다. 겸손은 단순히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열린 자세로 배우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겸손한 태도는 조직 내에서 신뢰를 형성하고, 동료들과의 협업을 더욱 원활하게 만든다. 나는 이러한 배움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처음 팀을 이끌게 되었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은 많았지만, 리더로서 사람들을 조율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이었다. 프로젝트가 지연될까 봐 조바심이 났고, 내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으며 급한 마음에 팀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런 태도가 오히려 팀워크를 저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날,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 한 팀원이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 작업을 제안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딱봐도 '이건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라고 판단하며 그 의견을 넘겨버렸다. 그러나 몇 주 후, 비슷한 스타일의 디자인이 홈쇼핑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시한 것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그 방송을 보며 좀 많이 놀랬고, 나는 그때 깨달았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할 때, 배움과 성장의 기회는 사라진다는 것을.
이후 나는 팀원들의 의견을 더욱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내 생각이 맞지.'라는 생각 대신, '이 친구의 의견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팀원들의 역량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결정의 과정에서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크게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이후,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자신을 믿어준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창의적이고 실행력있는 의견이 가득한 프로젝트는 보다 유연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겸손한 리더십은 단순히 '나는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경험과 지혜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다.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실수를 인정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디자인과 같은 창의적인 분야에서는 다양한 시각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도 나는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해서 배워가고 있다.
결국, 리더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겸손함을 배워가면서, 리더십은 내가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정말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동료들이 채워주고, 또 나 역시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사했다.
앞으로도 나는 완벽한 리더가 되기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배우고 성장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 팀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역량을 신뢰하며, 함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겸손의 힘이며, 진정한 리더십의 시작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