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싫은 것

by 피어라

장마와 소나기로 사우나가 되버린 도로 위를 걷는 것,


아침에 씻고 나와 화장하는데 접힌 팔 안쪽으로 땀이 줄줄 새는 것,


반바지 입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설 때 찐-득 하고 허벅지 살이 의자에 붙었다 떨어지는 것,


얼굴에 간단히 토너만 발랐는데 땀 나고 얼굴이 따가운 것,


양산을 쓰자니 아줌마 같고 안 쓰자니 햇살이 강해서 갈등하는 것,


고깃집에서 고기 한 점과 곁들일 냉면을 비냉과 물냉중에 골라야하는 것,


잠깐 사이 과일껍질에 몰려든 초파리를 쫓는 것,


아이들이 먹고 놔둔 아이스크림을 치우다 끈적하게 손에 묻는 것,


샌들 자국으로 고대로 까매진 발등을 보는 것,


시원하려고 맥주를 마셨는데 열이 올라 더 더운 것,


땡볕에 주차된 차에 타는 것,


마지막으로 덥고 습한 여름날 생리까지,

(더이상 설명은 생략한다ㅜㅜㅜㅜㅜㅜㅜ).


이 모든 것들이 다 싫지만,


그래도 여름을 싫어하지 않는 것은 청춘이 떠올라서다.


뜨거운 열정, 땀, 젊음이 여름안에 가득 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어서.


여름에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으면 그땐 중년도 아니라 노년일테지.


물론 풍성한 먹거리와 걱정없이 자라는 초록식물도 내게는 여름을 싫어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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