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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Nov 02. 2024

통양파 미소 숲

애송이의 수프



5년차 초딩 시절, 양파라는 가수가 있었다. 동그란 눈과 애띤 얼굴로 등에는 날개를 달고 천사처럼 노래를 불렀다. 애송이의 사랑이라는, 뜻도 모르는 노래를 그 또래 여는 아이들처럼 줄줄 외워 불렀다.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 가끔 라디오에서 나오는 그 노래를 흥얼거린다. “잃어버린 만큼 자유롭다는 걸 세상은 쉽게 잊으려 해…” 떨어지는 낙엽이 하는 이야기같다. 사랑앞에선 누구나 애송이가 되는 거라고.


마트 주차장 열린 알뜰 장터에선 알이 작은 양파 한망이 천원이라고 했다. 찌개, 조림, 카레 어디에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 아이를 아니 데려올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양파를 이 가격으로  살  날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지 않을 애송이 시절처럼, 추억도 물가도 한번 지나면 돌이킬 수 없게 되니까.


갑자기 풍족해진 양파를 어찌해얄지 모르겠다면 양파수프를 만들면 된다. 설탕,꿀,시럽 없이도 단맛이 내는 양파는 그 자체로 훌륭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작년 이맘 땐 잼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미소와 두유만 더해 아침에 먹을 수 있는 가벼운 수프를 만들기로 했다.



재료 : 양파.미소.두유.오일.후추

1. 채썬 양파에 오일을 두르고 볶는다.

2. 흐물흐물해지면 미소를 넣는다.

3. 두유와 함께 믹서에 넣고 간다.

4. 다시 냄비에 붓고 킬집낸 양파를 넣고 끓인다.

5. 그릇에 담고 후추를 뿌린다.


* 요리 영상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B2EbmFSpoW/?igsh=MXV3dW5wN2RpdzZ2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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