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가능성
병원에 다녀왔다. 안과 진료 말고도 이것저것 볼 일이 많아 한 시간 일찍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접수부터 해놓고 주사실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간호사의 주사 스킬에 감탄하며 볼록해진 팔뚝에 부적 같은 밴드를 붙였다. 다시 안과로 돌아와 내 차례를 기다렸다. 소독약 냄새와 사연 있는 환자들, 다소 냉소적인 간호사들 사이에서 결혼 앞두고 시댁에 간 것처럼 긴장이 되었다. 무서운 기억이 있는 장소이니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늘 그렇듯 고양이 인형을 조물 거리고 귀여운 영상을 찾아보며 안정을 취했다. 10분쯤 기다렸을까, 방송이 흘러나왔다.
“코드블루. 코드블루.”
”10층 000호실. “ ”10층 000호실.“
2년 전 그날처럼 기도하는 마음이 되었다. 무사해야 할 텐데…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인생이란 무얼까… 순간 갠지스 강가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타기 직전 누룽지가 된다. 삶은 한 끝차이로 끝나버리며 불을 끄고 멈추어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지혜이다. 로또가 될 확률, 내가 산 주식이 오를 확률만 계산하며 사는 건 안온한 삶과 거리가 멀다. 암에 걸리지 않을 확률, 사지가 멀쩡할 확률, 가족들과 매일 무사히 식사를 할 수 있는 확률이 진정한 행복의 가능성이다. 병원은 나에게 절 같고 교회 같은 곳이다. 그렇게 그곳에 다녀오면 조금은 다정한 사람이 되어있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리고 쓰고 싶다면 우선 할머니가 되는 행운이 주어져야 한다. 당연하다는 건 소중한 마음과 닿아있고, 하찮은 일상을 행운처럼 대하며 사는 것이 주어진 시간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길이다.
- 재료 : 단배추. 느타리버섯. 누룽지
참기름. 두유. 간장. 미소된장
1. 단배추잎을 줄기와 잎으로 나눈다.
2. 버섯을 찢어 참기름에 볶는다.
3. 단배추 줄기 부분을 넣고 간장을 두른다.
4. 된장 반 스푼을 넣고 볶다가 누룽지와 물을 붓고 끓인다.
5. 단배추 잎 부분을 넣고 그릇에 담아낸다.
* 요리영상음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Cc4rJUSR3z/?igsh=MTdjaXF3ZW54OHE2eQ==
* 릴스로그 [ 선데이비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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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reel/DCc7Ny4qAxc/?igsh=MWFoY29ha255aWp1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