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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Jan 25. 2024

입맛 까다로운 아이 키우기

나한테 왜 그래.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먹거리다.

키성장 절대 지켜! 를 모토로 먹이는 것이 세상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의 먹거리는 사랑의 증표다'라고 생각하며 아이 이유식부터 직접 만들어 먹인 것뿐만 아니라, 쌀가루도 좋지 않다, 쌀을 믹서에 갈아 주는 것도 영양소 파괴가 된다고 해서 절구에서 쌀을 빻고, 갈아서 만들어서 준 열혈 엄마가 바로 나란 말이다.


그런데 이유식이란 녀석은 나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아이들은 이유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며, 대부분 모유로 연명하였고, 버리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서 먹여도 딱히 감흥이 없는 아이들 덕분에 나의 야심 찬 이유식 프로젝트는 세 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는데.. 그때 아이들의 입맛이 엄청나게 까다로운 것을 눈치챘어야 했다.


그렇다 우리 아이들은 장금이 못지않은 미각을 지녔다.


사실 미각만큼 예민한 것이 후각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물건을 받든 냄새를 먼저 맡아보고, 사람을 구분할 때도 냄새로 구분하는 개코들...

아이들에게 새로운 음식도 냄새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리하여 음식에 제한이 많다. 특히 막내의 경우 물컹거리는 것, 향이 강한 것을 싫어하는 터라 고기의 비계, 각종 묵, 떡, 해산물들을 싫어한다. 우유도 비린맛 때문에 먹지 않는다.


특히 과일의 경우 향이 있기 때문에 가리는 것이 더 많은데 향이 나는 멜론, 수박, 참외 그리고 물컹한 식감의 망고, 홍시등은 절대 먹지 않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은 사과, 포도, 딸기 정도..


에피소드를 하나 말하자면 뷔페에 가서 실컷 음식을 다 먹고, 나오기 직전, 사과를 먹겠다는 막내에게 수박을 집었던 젓가락으로  사과를 집어 줬더니 수박맛이 난다며 토했다는 슬픈 스토리...


쌍둥이라 그런지 둘째도 막내보다는 덜 하지만 편식이 있다. 감, 망고, 떡, 국수 종류를 싫어한다. 떡과 국수를 안 먹는 아이와 산다는 것은 , 엄마에게 편한 날 하루쯤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끼 간단하게 때울 수 있는 떡국과  잔치국수를 식단에서 제외하는 것은 주부의 입장에선 참으로 아쉽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고기.. 고기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다.


첫째는 야채의 식감을 싫어한다. 그래서 김치 외에 어떤 야채도 먹지 못한다.

'안'먹는 것이 아니라 '못'먹는 것이다. 실제로 억지로 먹여 보았으나 실제로 토한다.

그러나 유일하게 해산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2인의 고기파에 밀려 해산물은 자주 상에 오르지 못한다.


오늘 뭐 해 먹지?라는 전국 주부의 공통 고민을 나도 하지만 먹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적어서 고민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게 힘든 부분이다.


해산물 제외, 떡과 국수 제외, 야채 제외 먹일 수 있는 것들을 추려 본다면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등 고기류와 김치찌개, 달걀요리, 햄요리, 김, 짜장, 카레등..


 콩나물밥, 김치찌개, 계란찜, 고기 구워 먹기를 돌려먹는 10여 년의 세월... 나의 음식 솜씨가 자라지 않은 것은 아이들의 편식 탓이라고 해본다.




다른 집 애들은 잘도 먹던데, 이번생엔 편한 엄마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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