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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하는 사람 Mar 27. 2023

기획 역량_논리적 사고

정답이 아닌 과정의 합리성

기획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론 회사 업무는 대부분이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정의한대로 기획업무는 직무와 산업과 관계없이 회사를 다니거나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이라면 반드시

기획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기획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사실 모든 회사원이 갖춰야 할 기본 역량과 대동소이하다

그래서 다소 뜬구름 잡는 소리거나 뻔한 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어떤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보다 해당 역량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에 대해 조금

상세하게 말하고자 한다.


매우 주관적이며 누군가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더 좋은 방법도 많을테니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를 꼭 권한다



기획자의 핵심 역량


어떤 분야에서 어떤 기획을 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다르겠지만 크게 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기획이라고 쓰고 회사원이라고 읽을 수 있음)


1. 기획 공통 역량 : 논리적 사고 / 커뮤니케이션 / 문서작성


2. 직무/전문 역량 : 각 직무나 전문 분야별 전문 지식, 분석/전략 프레임 이해


3. 산업 이해도 : 본인이 속한 산업에 대한 지식


오늘은 이 중에서 기획 공통 역량, 그 중에서 논리적 사고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자


논리적 사고는 무엇인가?


앞서 기획이란 의도가 담긴 일련의 행위라고 정의했고, 그래서 모든 기획업무에는 이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내 경험상 논리적 사고란 모든 일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왜 이렇게 해야할까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답과 근거를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내가 사원일 때 있었던 일을 보자

김과장 : "홍길동(나) 사원, 오늘 점심은 뭐가 좋을까? " 

나 : 움,, 저는 아무거나 좋습니다. 지하식당 가실까요?

김과장 : 거긴 맛이 없는데..아 뭐 없나..

신대리 : 과장님, 혹시 괜찮으시면 A중국집 어떠세요? 제가 얼마전에 가봤는데 특선짜장이라는 신메뉴가 나왔는데 엄청 맛있더라구요. 

김과장 : 오 맛있겠다. 거기가자 역시 시원시원하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저 당시 나는 혼자 자괴감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왜 난 점심메뉴 하나 뭔가 시원시원하게 제안하지 못할까, 

특히 당시 직속선배였던 신대리는 일을 잘하기로 유명하였다. 조직 내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까지도 일을 잘한다는 칭찬이 자자한터라 혼자서 자격지심을 많이 느꼈었다


저 짧은 대화에서 느껴지는 신대리와 나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논리적 사고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저 대화속에 답이 있다.

신대리의 대화를 분석해보면 


주장 : 중국집에 가자
이유 : 특선짜장 신메뉴 출시
근거 : 직접 가서 먹어봤는데 맛있음


짧은 한마디 대화지만 주장과 이유와 근거가 모두 포함되있다. 신대리는 당시 보고의 신으로 불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대리는 논리적사고가 굉장히 익숙한 회사원이었고 뒤에서 이어질 논리적 사고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뛰어났다.  


여기서 중요한건 해당 주장이 맞냐 틀렸냐가 아니다.

이유와 근거가 있냐 없냐이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서로간의 생각이 맞냐 맞지 않느냐를 검증할 수 있고 그래야 다음에는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고 개선 사항도 도출할 수 있다.

주장만이 존재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할래야 잘할 수가 없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란 최고나 정답은 아닐지라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논리적 사고는 어떻게 키울 것인가?"


내가 어린 시절 논리야 놀자라는 책이 한참 유행하였다. 요즘은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대라 논리에 대한 교육은 많이 없어졌다고 하니 안타깝다. 결국 창의성도 논리에서 시작되는것을...암튼 각설하고


기본적으로 논리구조와 프레임에 대한 기본 이해와 지식이 있어야 한다

많은 회사에서 기획직무와 관련된 직원을 뽑을 때 컨설팅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대하는 공고를 많이 봤을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컨설팅 회사는 모든 직원에게 논리적 사고와 프레임에 대한 교육을 굉장히 많이 하기 때문이다.


논리구조는 다른 게 없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딱 두가지다.

연역적 사고와 귀납적 사고. 

사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어서 상세 내용은 생략하고 핵심을 놓고 보자면 무엇을 근거로 하느냐이다.


연역적 사고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 어떤 전제를 근거로 놓고 시작하는 것이고 

귀납적 사고는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근거를 찾는 것이다.


사장님이 지시한 업무다 -> 연역적 사고
선진사 성공사례다 -> 귀납적사고 


단순하게 보면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 많은 대기업에서 가장 많이 써먹는 근거라는건 비밀..) 

위의 신대리는 귀납적 사고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설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논리 프레임은 무엇일까? 

논리구조를 기반으로 어떤 문제나 현상 또는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검증해온 근거와 기준을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해당 프레임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면 기본적인 논리구조가 성립할 수 있도록 쉽게 정리해놓은 일종의 사례 모음집이다. 따라서 이 프레임은 많이 알면 알수록 좋고, 직무별로 산업별로 꼭 알아야하는 프레임들도 있다.


프레임 유형들은 해당 직무나 산업을 다룰 때 상세하게 다루는 것으로 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논리 프레임은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 상호배제와 전체포괄 )이다.

맥킨지라는 컨설팅 펌에서 시작된 용어로 한마디로 교집합 없는 완전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문제나 상황을 분석하거나 해결책을 정리할 때 덩어리로 보지 않고 이걸 세부적으로 들여봐야 정확하게 분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보기 위해선 반드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기준에 따라 덩어리를 몇 개 영역으로 구분 했다면 그 덩어리에서 누락되는 영역은 없어야 하면서, 중복되는 영역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MECE이다.


현대인의 특성을 분석한다고 가정하면, 현대인 전체는 너무 큰 덩어리라 분석이 불가능하며 

이를 나눠야 한다. 어떤 기준도 없이 개개인을 다 들여다 보는 것 역시나 유의미한 해석이 어렵다


그럼 기준을 세워야 한다. 이 때 기준은 반드시 현대인 전체를 포괄하면서 해당 기준으로 나눴을 경우중복되는 그룹도 없어야 한다.

만약 기준을 "걸그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한다면 어떨까?

우선 좋아한다는 수준의 정의도 어렵고 좋아하기도 싫어하기도, 아니면 특정 그룹은 좋아하는데 특정 그룹은 지나치게 싫어할 수도 있을 것이니 기준 자체가 모호하며 현대인 전체를 포괄할 수도, 각 그룹간 중복되는 사람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현대인을 나이대로 나누면 어떨까

10대 미만, 20대, 30대, 40대 등 연령대로 나누면 기준에 대해 모든 사람이 하나로 각 그룹은 서로 중복되지 않으며 각 그룹의 사람들을 다 합하면 전체 현대인이 나올 수 있다


MECE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건 결국 중복되지도 누락되지도 않는 기준을 세우는 걸 안다는 것이며

동시에 그렇게 해야 논리적으로 옳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MECE하냐 안하냐는 그 다음 문제고, 이게 중요하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최대한 MECE하게 생각해야 함을 아는 그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


추후 산업이나 직무전문성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어떤 것을 볼때 MECE하게 볼 수 있는 이미 통용되는 기준들이 있다. 앞선 예시처럼 연령/성별이 대표적인 기준이며, 해당 직무나 산업을 잘 이해하고 MECE하다고 인정되는 기준을 많이 알 수록 좀 더 빠르게 좀 더 정확하게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기획자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근본이다. 

무협지로 따지면 기본심법이며 기본원리다.

이것만 알고 이것만 제대로 익히면 사실 어떤 업무를 하든 금세 파악할 수 있기에 나머진 몰라도 된다고 하고 싶을 정도다. 


사실 논리구조와 MECE하게 생각하기는 어려운 내용이 전혀 없다. 다만, 이게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가 인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가장 추천드리는 건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는 것이다.

맥킨지 출신인 컨설턴트가 쓴 책으로 이 책에 있는 내용만 인지하더라도 회사 업무 역량이 최소 2배는 향상될 것이다.


나 역시 사원때 정말 큰 도움을 받았고 항상 후배가 오면 꼭 선물하는 책이기도 하다.

특히 아직 경험이 부족한 사원이라면 반드시 반드시 최소 1회는 정독하기를 정말 추천한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사실, 앞으로 나올 부분은 그렇게 길게 쓸 것도 없다

어차피 10년 넘어가는 사람이 내 글을 보진 않을테니 부디 이제 막 기획업무를 시작하거나 이제 막 회사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꼭 논리적 사고 역량을 반드시 키우시고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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