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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07. 2023

페스코테리언-베지테리언

채식을 막 시작했을 때는 해산물과 계란 유제품은 먹는 것으로 정했다.

엄밀히 말하면 B는 해산물까지 먹는 페스코테리언이다.

사람들이 B에게

 '너 베지테리언이라며?'라고 물으면,

 '아니요, 저는 페스코테리언이에요. 해산물까지는 먹고 있어요.'라고 정색을 하고 꼭 바로잡아주었다. 페스코테리언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서 추가설명이 필요한데 꼭 이렇게 고쳐주고야 마는 B가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페스코테리언으로 한 달 정도 살던 어느 날,

 '엄마, 도저히 안 되겠어. 나 이제 해산물도 먹지 않을래. 다 같이 살아있는 동물이잖아. 안 먹을 거야!' 

이런 결정을 하기 전날 오랜만에 나는 데리야키 연어구이 덮밥을 했다. B도 오랜만에 맛있겠다며 신나 했다. 그런데 반도 안 먹고 남기고는 나에게는 배가 불러 도저히 못 먹겠다고 둘러댔다. 알고 봤더니 생생했을 연어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날은 엄마가 해준 정성을 생각해 바로 말하지 않다가 다음날 생선까지 안 먹겠다고 선언을 한 거다.


본인이 완벽한 베지테리언이 아닌데 사람들이 그렇게 부를 때마다 아이는 죄책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페스코테리언이라고 꼭 집어 말해줬던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이제 당당히 베지테리언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B의 채식은 앞으로 비건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계란도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아직 어리니 계란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계란말이, 프라이, 찜, 스크램블, 수란 등등 다양하게 해 주지만 먹는 시늉만 할 때가 많다. 그리고 벌한테 미안해서 꿀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


B는 한국나이로 이제 중학교 1학년이다. 혹시라도 영양불균형으로 성장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싶어  부족할 수 있는 비타민과 철분등을 보충하기 위해 이것저것 영양제를 챙겨 먹이고 있다.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구달 박사는 피터싱어의 '동물 해방'이란 책을 읽고 70년대부터 채식을 결정하고 쭈욱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아래 유튜브 영상에서 구달 박사가 전달하고 있는 내용이 바로 B가 채식을 결정하고 지속하고 있는 이유이다.

 https://youtu.be/chnfPYbNm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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