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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E Aug 24. 2020

ETF의 세상 3
- 벤치마크(Benchmark)


전장에서는 ETF를 구성하는 3대 요소 중 2개인 ‘펀드’와 ‘지수’를 다뤘다. 이번 장에서는 지수라는 개념을 보다 확장해 벤치마크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벤치마크를 통해 우리는 ETF의 원형인 인덱스 펀드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



금융이란 상대성 이론


금융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제조업과 다르다. 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작동하는 원리가 다름을 뜻한다. 제조업의 작동 방식은 필요로 하는 스펙을 지닌 상품을 정밀하게 만드는 데 있다. 가령 Open AI의 ChatGPT는 최고급 사양을 요구하는 GPU를 필요로 한다. Nvidia가 보유한 핵심 칩인 A100과 H100이 여기에 사용됐다. 서버에 들어가는 CPU는 주로 AMD가 리드하고 있다. 일반적인 PC에 들어가는 CPU는 Intel이 독점한다. 이렇듯 제조업의 승패는 필요로 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냐 없느냐로 결정된다. 요구되는 스펙을 맞추면 좋은 제품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금융은 다르다. 금융 상품의 스펙을 만약 수익률이라고 비유한다면, 이 수익률이 좋다 나쁘다는 그 자체로 결정되지 않는다. 10%란 수익률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20%란 수익률 또한 마찬가지다. 반대로 -5%란 수익률 또한 마찬가지다. 마이너스라고 무작정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왜 그런 것일까?


금융 시장에서 돌아다니는 수백 만개의 숫자들은 기준점과 비교를 통해 그 의미를 부여받는다. 물론 그 기준점은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다. 시야를 한국으로 고정한다면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금리다. 관점을 글로벌하게 넓히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정하는 금리(Federal Funds Rate)다. 혹은 기준 금리와 여러 경제 전망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가 기준점으로 많이 활용된다.


다시 돌아가서 10%란 수익률은 좋은 숫자인가? 어디까지나 금리가 낮을 때는 그러하다. 코로나 때처럼 연준이 금리를 0.25%로 유지하고 10년 물 국채 금리가 1% 수준에서 움직이는 상황이라면, 10%란 수익률은 매우 좋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기준 금리가 8% 라면 어떨까? 모든 리스크를 지고 주식 시장에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10%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는 좋은 수익률이라고 볼 수 없다. 왜냐면 리스크를 전혀 부담하지 않고 은행에 예금하면 8% 수익률이 나오는데, 모든 리스크를 짊어지고 얻은 초과 수익률이 2%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대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자산이 바로 환율이다. 


한국이 24년에 10%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어마어마한 수치다. 그렇다면  한국의 원화는 10%만큼 강해지는가? 아쉽게도 그 답은 미국에 달려 있다. 만약 미국의 GDP 성장률이 24년에 0% 라면, 이론적으로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10% 절상될 수 있다. 반면 미국이 24년에 15% 성장률을 기록하면 어떻게 될까? 단순 계산으로 원화는 달러 대비 5% 절하 된다. 즉 원 달러 환율이 5% 오르게 됨을 뜻한다.


반대로 한국이 24년에 마이너스 10% GDP를 기록했다. 소름 돋는 숫자다. 그렇다면 원화는 10% 절하 되는가? 물론 답은 미국에 달려 있다. 미국에 갑자기 금융 위기가 와서 마이너스 15% 성장을 기록한다면 원화는 되려 5% 절상 된다. 즉 심각한 공항 속에서 이론적으로 환율이 5%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는 단순 계산이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상대성이다. 적합한 기준점을 잡고 이와 비교함을 통해서만 유의미한 평가가 가능해진다.


금융은 상대성 게임이다. 좋고 나쁘고는 외부 기준점과 비교를 통해서만 결정된다




벤치마크: BM



금융이 지닌 상대성이란 본질을 이제 펀드에 도입해 보자. 


펀드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 투자 대상은 다양하다. 그리고 펀드에서 주력으로 담는 자산의 형태에 따라 펀드는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및 원자재 펀드로 분류된다. 예시는 아래와 같다.


DUDE가 운용하는 펀드 A는 미국 주식에 70% 이상 투자 ▷ DUDE 미국 주식형 펀드

DUDE가 운용하는 펀드 B는 한국 주식에 70% 이상 투자 ▷ DUDE 한국 주식형 펀드

DUDE가 운용하는 펀드 C는 미국 기술 주식에 70% 이상 투자 ▷ DUDE 미국 기술주 펀드

DUDE가 운용하는 펀드 D는 글로벌 채권에 70% 이상 투자 ▷ DUDE 글로벌 채권형 펀드


위의 펀드들의 한 해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 여기서 다시 지수(Index)가 등장한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미국의 대표적인 Tech 지표인 Nasdaq이 기준이 된다. 보다 전반적인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한다면 S&P 500이 적합할 수 있다.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한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KOSPI가 기준이 된다. 


물론 제대로 된 지수를 평가 척도로 지정해야 한다. 만약 펀드는 미국 기술주 위주 투자를 하는데, 평가되는 지수가 KOSPI라면 완전 어긋난다. 반대로 주식형 펀드에 채권형 지수를 평가 잣대로 삼아서도 안된다. 오답 답안지로 시험 문제를 채점하지 않듯이 펀드의 성과 평과도 마찬가지다.


보다 전문적인 표현으로 평가 기준이 되는 지수를 바로 Benchmark(BM)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위의 펀드들의 BM은 다음과 같이 세팅된다.


DUDE 미국 주식형 펀드 ▷ BM: S&P 500 Index

DUDE 한국 주식형 펀드 ▷ BM: Kospi Index

DUDE 미국 기술주 펀드 ▷ BM: Nasdaq Index

DUDE 일본 주식형 펀드 ▷ BM: Nikkei 225 Index



지수가 BM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지수 자체가 금융 시장을 상징하는 하나의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즉 모든 지수가 BM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BM은 기본적으로 시장을 상징하는 하나의 지수다.


BM을 기반으로 한 펀드 성과 평가는 명료하다. 펀드의 성과가 BM을 상회하면 오버 퍼폼(Over-perform), 반면 BM을 하회하면 언더 퍼폼(Under-perform)이라 부른다. 가령 DUDE 미국 지수형 펀드의 한 해 수익률이 10%고 BM인 S&P 500 지수 수익률이 5% 라면, DUDE는 시장을 오버 퍼폼 한 것이다. 반대로 DUDE 수익률이 5%고 BM 수익률이 10% 라면, DUDE는 시장을 언더퍼폼 한 것이다.


결국 펀드는 상품성을 증명하기 위해 BM을 상회한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한다. BM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바로 알파(Alpha)라고 부르는 데 이를 창출하고 극대화하는 하는 것이 모든 펀드들이 지닌 지상 과제다. 그리고 BM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바로 액티브 투자(Actvie Investing) 혹은 이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을 액티브 펀드(Active Fund)라고 부른다. 펀드 비즈니스의 시발점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시장을 이기기 위한 노력을 할 때, 어느 날 혹자는 시장을 단순히 추종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더 나아가 시장을 단순 추종하는 전략이 시장을 이기기 위한 액티브 전략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생각과 전략이 반영된 결과물이 바로 인덱스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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