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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장아장 걷다가
세 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 때
엄마랑 호숫가에
놀러 갔었잖아
자그마한 발로 호숫가에 서서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다가
툭, 네가 던진 말
내가 흐르는 것인가
물이 흐르는 것인가
오리를 쫓아 뒤뚱뒤뚱
온통 호숫가를 누비고 다니다가
새장에 갇힌 두루미를
본거야 네가
왜 너는 날지 않니?
왜 너는 가만히 서 있니?
철망에 얼굴을 대고 물어보았지
내가 문 열어줄게
어서 날아가 두루미야
너는 아주 큰 날개가 있잖아
힘내라고 외치던 너
오늘은 네가
우주의 어느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구의 별로 날아온 날
내가 보지 못하는 걸 보고
내가 듣지 못하는 걸 들으며
너는 오늘도 예리하고
따뜻한 음악을 짓는구나
해가 지고 날 저물기 시작하면
우리 집 전등을 모두 끄고
간단한 음식을 배낭에 넣어
동네에서 제일 높은 산에 오르자
어두워 지고
너의 별이 가만히 떠오를 때
다정한 너의 별을 올려다 보며
정다운 목소리로 노랠 들려줘
노래가 강물처럼 흘러
작은 마을을 따뜻하게 감싸고
은하수를 건너 우주로 갈 때
우리 맛있고 가난한 음식으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파티를 하자
수많은 별들 중 우리별에 온 걸
두 팔 활짝 벌려 환영해
수국 한송이
너에게 건네주는
감사한 아침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