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효정 Jul 03. 2024

이제 여름이야, 능소화



아이들이 놀이하는

그 집 앞에

능소화가 등불처럼

환하게 피었습니다


산책을 나가는 아이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고

늦잠 자서 뛰어오는 아이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여기 능소화는

어쩜 이리 화사할까

아이들 웃음소리 듣고 피어서

저리도 따뜻한 주홍빛 됐나 


다른 곳 능소화는 뚝뚝 지는데

이 집 앞 능소화는

단단하게 줄기를 붙들고서

생글생글 싱그러워


얼굴을 교실 창문에 들이대고서

아까 지각한 그 아이 뭐 하고 노나

뜨거운 태양을 머리에 이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능소화는 교실 안을 들여다봅니다


아까 그 아이는 교실에서

창문에 얼굴을 대고

제코가 돼지코가 된 줄도  모르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창밖을 내다봅니다.


안녕 아이야

이제 여름이야

너도 피고 나도 피는

여름이란다


이전 20화 빗속의 깜빠룰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