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효정 Oct 01. 2024

가을의 춤, 참취꽃

지그시 감은 눈

곱게 모은 두 손

가을 햇살처럼 따사로운

그대 거기 있음을

나는 그냥 알아요

바로 여기 나와 함께 있음을


작은 절집을 지나다가

마당에 피어 있는

참취꽃을 만났어요


푸른 하늘을 향해

하얀 얼굴로 건네는

해맑은 인사인가요


자갈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색 바랜 기둥 앞 참취꽃은

가볍게 더 가볍게

가을의 춤을 추네요


지그시 감은 눈

곱게 모은 두 손

가을 햇살처럼 따사로운

그대 거기 있음을

나는 그냥 알아요

바로 여기 나와 함께 있음을


가만히 바라보고 앉아

가을볕과 바람에 마음을

내어 놓고 말리니

젖은 마음자락 순식간에

보송해져요


참취꽃 발아래

때 지난 채송화 하나

닭볏 닮은 맨드라미 하나

태풍에 엎드린 진분홍 코스모스 하나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오늘도 정답게 살아갑니다













이전 16화 강원도 양구 수세미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