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아이’, ‘까다로운 아이’, ‘느린 아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 분류 기준을 제시한 연구자들이 (이전 글에서 잠깐 소개한 바 있었던) 미국의 발달심리학자이자 소아정신과 의사 A.Thomas와 S.Chess 부부입니다.
(좌) Stella Chess (우) 부부의 저서
이들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1950년대부터 133명을 대상으로 뉴욕종단연구(New York Longitudinal Study: NYLS)를 실시했습니다. 영아기에서 성인 초기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을 추적하며 관찰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영아들이 보이는 행동의 개인차를 다음과 같은 9개의 측면에서 정리하였습니다.
1. 활동수준: 일상생활에서의 신체적 활동량
2. 접근성(접근-위축): 새로운 자극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반응 성향
3. 적응성: 새로운 변화에 쉽게 적응하는 정도
4. 기분:긍정적 또는 부정적 정서의 비율
5. 지속성: 목표지향적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정도나 끈기
6. 산만성: 외부자극에 쉽게 방해를 받는 정도
7. 규칙성: 먹기, 자기, 배변 등 생리적 기능의 예측 가능성
8. 반응의 강도: 긍정적 또는 부정적 반응의 강렬함
9. 반응 역치: 반응을 유발하는 데 필요한 자극 정도나 민감성(반응 역치가 낮을수록 민감성이 높음)
연구 초반에는 이러한 개인차를 '주요 반응 패턴(primary reaction peatterns)'이라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Michael Rutter가 이들의 연구 분야를 설명하기 위해 '기질(tempera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1966년에 NYLS 그룹도 이 용어를 채택하였습니다(최은실, 2020).
기질의 유형을 제시하다
Thomas와 Chess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9개의 기질 차원 중 5개(접근성, 적응성, 기분, 규칙성, 반응의 강도)의 차원에서 특정한 행동 패턴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바탕으로 영아의 기질을 크게 3개의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1. 순한 기질의 아동(easy child)
- 수면, 음식 섭취, 배설 등의 일상 생활습관이 대체적으로 규칙적
- 반응강도는 보통 수준
- 새로운 음식을 잘 받아들이며, 낯선 대상에게도 스스럼없이 잘 접근함.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 높음
- 대체로 평온하고 행복한 정서가 지배적
2. 까다로운 기질의 아동(difficult child)
- 생활습관이 불규칙하며 예측하기 어려움
-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이나 욕구좌절에 대한 반응 강도가 강함
-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음
- 낯선 사람에게 의심을 보임
- 환경에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음
- 크게 울거나 웃는 등 강한 정서를 자주 나타내며 부정적인 정서도 자주 보임
3. 더딘 아동(slow to warm up child)
* 이 용어는 '느린 아동(기질)'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자칫 발달이 느린 것과 혼동될 수도 있어 이 글에서는 '천천히 예열되는'이라는 의미의 '더딘 아동'으로 표기합니다.
- 상황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고 낯선 사람이나 사물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점에서는 까다로운 아동과 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