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상담하러 갑니다 No. 12
ONE TEAM, ONE BRAIN
빠르게, 긴밀하게, 효율적으로.
작은 사업체던 큰 규모의 회사이던, 조직을 운영하는 수장 입장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긴밀히, 목적이 바뀌면 유연하게 움직이길 바라고 또 바랄 것입니다.
조직문화를 다루는 분들의 강연, 연구물, 책에 정말 많이 등장하는
어느 날 갑자기 생소하게 등장하여 더 이상 생소하지 않은 개념이 되어버린 애자일을
기업 조직에 어떻게 구현할까요?
제가 지금껏 이해하고 목격한 한국형 애자일은 팀을 프로젝트라는 목적 중심의 단위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게 애자일의 전부는 아니겠죠... 제 나름대로 이해한 바이니 이 분야 전문가님들께는 미리 양해를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취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이 모여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기 위해 열! 심히 일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은 해체하는 거죠.
이렇게 쓰고 나니 갑자기 재즈 뮤지션들이 음반을 내는 방식이 떠오르네요.
앨범 1: 기타리스트(리더), 드러머, 베이시스트, 피아니스트
앨범 2: 피아니스트(리더), 동일한 기타리스트, 동일한 드러머, 동일한 베이시스트
앨범 3: 색소포니스트(리더), 또 동일한 기타리스트, 또 동일한 드러머, 또 동일한 베이시스트
뮤지션들이 애자일의 선두주자였다니. 애자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애자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살고 있었네요.
나: 어차피 매번 같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건데
왜 고정팀을 안 만들고 복잡하게 일해?
동거 뮤지션: 고정팀이 되면 그 팀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든든한 서포트 조직 없이는 그게 힘들어.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할 거야.
그리고 재즈 뮤지션은 개인적인 뮤지션의 명성이 중요하거든.
한 앨범을 그 사람의 색깔과 기획으로 가면서
리더의 값어치를 올리는 거야.
그럼 프로젝트 팀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조건이 선행되야겠네요.
리더를 돌아가며 할 수 있을 만큼의 동등 능력의 사람들을 배치한다.
같은 포지션은 제외한다.
목표가 명확하고, 해당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리더 한 명을 정한다.
교육 없이 바로 현장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어야 한다.
애자일인지, 수평조직인지, 뭐든 간에 자기 분야 전문성이 꽤나 쌓여야 따라갈 수 있는 문화네요.
어딜 가도 신입들은 일 배우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시중 떠돌아다니는 글 중에 이런 거 있죠?
"여기가 직장이지 학교야? 내가 왜 너한테 일을 가르쳐줘야 하는 건데?"
자기 성장은 자기가 책임지는 게 맞긴 맞죠.
이끌어주고 책임져주는 선한 사수는 기린 같은 존재이긴 하죠.
맞긴 맞는데....
나 이제 어떤 상담도 할 수 있겠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기까지,
새로 하는 상담에 들어가기가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되기까지,
칭찬해주고, 직접 까고, 돌려까고, 그 많은 상담 경력에 한 줄 피드백 써주고, 싸인도 해 주던
슈퍼바이저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아 거참, 좀 가르쳐주면 안 되나. 니는 날 때부터 경력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