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회진을 마치고 3층으로 가기 위해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순간 제법 크게, 오리들이 낼법한 "뿌~뿌~"하는 소리가 나서 화들짝, 소스라치게, 펄쩍 뛸 정도로 놀라 주저앉을 뻔했다.
상황판단을 하고 나니
소리의 주인공이 우연히 마주친 내가 반가워 빰빠밤~ 하고 '나팔 소리'를 내 주신 거란 걸 알게 되었다. 그 자리에 서서 한참 웃었다.
즐겁게 시작된 오늘의 만남과 대화
"오늘은 좀 어떠세요?"
"오늘은 좋아요~ 그래서 이렇게 운동 열심히 해요."
"제 환자 분들 중에 단연 1등이신 것 같아요~!"
마비된 다리와 팔의 회복을 위해 매일 하는 물리치료도 모자라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신다. 얼마나 성실하신지 상이 있다면 드리고픈 정도이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셨고 우측 마비가 오기 전까지는 정년을 넘긴 후에도 비행기 정비를 하시던 고급 인력이기도!!
방방 떠있던 공기가
이 말 한마디에
돌연 발밑으로 가라앉았다.
열심히 하는데 잘 안 돌아오네요
비행기는 내가 소리만 들어도 어디 이상한 줄 알고, 고칠 수 있었는데..
비행기 부품은요 한 번씩은 그냥 툭툭 쳐주면 고장 난 게 다시 돌아올 때도 있어요~(아주 자세한 부품 설명과 상황 설명에 따르면 굳은 먼지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수리될 때가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잘 안되네.
나도 이렇게 툭툭 쳐서 고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말씀하신다.
너무너무 알고 싶다.
사람이 나을 수 있는 방법.
비행기처럼
사람도 사람이 만들었다면 고장 날 때 고치는 것도 쉬웠을 텐데.. 신이 만드신 거면 설명서라도 좀 주시지.
애꿎은 생각도 한번 해 본다.
난, 정말 세상의 밝은 면만 보려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현실은, 진짜 현실에서는
열심히 하는데도 잘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건강은 정말 그렇다.
그걸 깨달으면서
인생을 배운다.
(얼마 전, 문선배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더랬다)
그렇지만 우리는..
비록 고장 났을 때 잘 고쳐지지는 않지만
이렇게 흘러가는 인생 속에서
어떤 순간에는 다 털고
오리 소리 같은 나팔 소리에 깔깔깔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 순간이 모여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인생을 만들 거라는 나의 작은 믿음이 옳은 것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