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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숨 쉬게 하는 바로 ' 그것 '


제 글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신혼부터 시댁에서 함께 살며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결혼식 보다 결혼생활

며느리의 시부모님 간병 일기


특히 간병 문제는 인간이라면 대부분 반드시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검은 파도에 홀로 몸을 실은 듯 어두운 절망만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그 숨 막히는 힘든 생활을 피해보고자 가족 모두 생을 마감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고민할 만큼.. 단체로 우울증에 빠진 적도 있는데요,


그런 저희가 죽지 않고 살아나가다 보니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어떤 시련이 와도.

어떤 고난이 와도.


' 이 마음 ' 하나만 있으면! 

무조건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 말이지요.


그것은 바로 < 감사 >였습니다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병실에 누워계신 전신마비 시아버지의 오줌통을 매일 갈아내는데 남은 인생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대신,


그래도 아직 살아계셔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저는 시아버지를 친아버지처럼 따르는 행운을 얻은 사람이거든요.


다친 시아버지가 사 오신 수박에 감동받은 며느리 아니, 딸의 이야기




신기하게도 제 마음이 바뀌니

상황은 똑같았지만


-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고,


- 훨씬 덜 지치고,


- 병원 생활에 나름 낭만까지 느낄 여유를 가지는 순간마저 찾아왔습니다.


매일 밤하늘에 달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대신,


대학병원 내에 있는 빵집에서 좋아하던 빵이 품절되지 않는 것에 감사하고, 그걸 한입 베어무는 순간이 짜릿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러자 스트레스 때문에 주기적으로 뒤집어지던 피부까지 어느 순간엔 곱게 변해있더군요. ^^


아무리 비싼 화장품과 팩을 해도 거북이 등껍질 마냥 갈라지고 진물이 나던 피부가..


마음 하나 바뀐다고 이렇게 변할 줄이야..


그때는 병원비에 온 힘을 쏟느라 화장품도 좋은 것을 사지 못했고, 있다 해도 바를 여유조차 없는 생활이었는데 말이지요.


그런데 가까이 있는 분들을 챙기기 위해서는

그분들에게 대한 ' 감사하는 마음 ' 이 먼저 필요한데요,


아무래도.. 늘 옆에 있는 당연한 존재들이라 생각하면 소홀해지기 쉽더라고요.

호강에 바쳐 요강에 어쩌고~ 하는 말처럼요.


있어도 고마운 줄 모르고,

더 받고 싶은 것들만 눈에 보이니.. 참.


아직도 저는 많이 멀었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반성하고, 노력하고, 나아가려 합니다. 

오늘도 부족한 사람의 모자란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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