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아서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에요.
과연 그럴까? 이 이야기를 처음 들을 때 나는 의기소침했었다.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나의 과거를 들킨 것만 같아 잠시 숨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훌훌 털어 버렸다. 예전 같으면 몇 날 며칠 ‘맞아, 나는 왜 이렇게 자존감이 낮을까?’ 곱씹었을 텐데, 분명 나는 달라져 있다.
첫째, 열등감이 불러온 나의 강점 ‘배움’
몇 년 전 회사에서 받은 여성 인재 코칭 수업에서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통해 나의 강점을 확인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확인한 나의 강점 5가지 중 첫 번째 강점은 바로 ‘배움’이었다. 나의 강점이 ‘배움’이란 것을 알게 된 순간 내가 왜 그토록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싶어 했는지 받아들이게 되었다. 다행히 나는 ‘열등 콤플렉스’에 빠지지 않았고 열등감을 딛고 나를 발전시키고 싶어 했던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나는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무엇을 배운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때까지 다녀본 학원은 손에 꼽는다. 엄마를 졸라서 처음 간 학원은 피아노 학원이었다. 손가락이 다 굳은 중학교 때, 이제 나도 악보를 읽을 수 있고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행복했다. 고등학교 방학 중에는 노량진 단과 학원을 몇 달 다닌 것이 전부였다.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오가던 그 길은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아 있다.
대학교를 들어가면서 집안 형편도 나아졌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직접 벌면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어릴 때 배우지 못한 설움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배움에 대해 강한 열망이 있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배움의 욕구는 부동산 투자 공부까지 이어졌다. 경매, 공매부터 재개발, 재건축 등 다양한 투자 영역에 대해 책을 읽고 수많은 강의를 들었다. 당장 시작할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법인, 쉐어하우스, 신축 건물 짓기와 관련된 강의도 들었다.
나는 부동산 투자 공부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부동산 실전 투자까지 진행해 보았다. 물론 한 우물만 깊게 파지 못해 내세우는 주특기는 없지만 앞으로 만들어 가면 될 것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과 알고도 안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나의 성격과 잘 맞는 부동산 투자 방식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즐겁게 오랫동안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영역을 접해 보아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맞는지 찾을 수 있다.
나의 열등감은 바로 부동산 투자 공부를 계속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덕분에 난 계속 공부를 해왔고 지금도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몇 년 전 읽은 ‘미움받을 용기’ 이 한 권의 책이 나에게 불러온 변화는 실로 대단하다. 철학자가 청년에게 들려준 많은 이야기 중에 이런 구절이 떠오른다.
‘열등감 자체는 그다지 나쁜 게 아닐세. 이것은 이해했지? 아들러도 말했듯이 열등감은 노력과 성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열등 콤플렉스는 자신의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삼기 시작한 상태를 가리킨다네. 구체적으로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라고 하거나” 나는 못 생겨서 결혼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 <’ 미움받을 용기’ 책 내용 중>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선택은 두 가지로 나뉜다. 레버리지 하거나, 레버리지 당하거나’ <롭 무어의 ‘레버리지’ 책 중>
둘, 돈에 대한 이중적 마인드
우리 부부는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하여 지금도 맞벌이를 하고 있다. 맞벌이 수입을 밝히기 곤란하지만, 4 식구가 풍족하게 쓸 만큼은 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번 돈은 최대한 아껴 쓴다. 요즘 세상에 집에 에어컨이 없다고 하면 10명 중 10명은 모두 눈이 휘둥그래 진다. 작년과 똑같이 선풍기 3대로 올 뜨거운 여름을 견뎠다. 자동차도 첫째를 낳고 나서 장만했는데, 친정 집에서 쓰던 차를 받아 왔다.(엄마한테는 새 차를 뽑아 드렸지만..) 첫째를 낳던 날 새벽, 한밤 중에 택시를 불러 병원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여행도 가고 외식도 가끔 하지만 최대한 절약하려고 노력한다.
대신 은행 돈은 내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끌어서 쓴다. 정당한 대가(이자)를 내고 빌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사용한다. 낮은 이자로 최대한의 대출을 받는 것도 실력이다. ‘부동산 대출’을 콘텐츠로 강의하는 강사가 있을 만큼 부동산 투자에서 대출은 중요한 부분이다.
이렇듯 나는 ‘내 돈은 아끼고 최대한 남의 돈을 쓰자’라는 돈에 대한 이중적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다. 이것은 내가 부동산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때 OO 지역 임장이나 갈까?”
셋, 투자 궁합이 좋은 배우자
부동산 공부도 열심히 하고 가진 돈이 많다고 해서 누구나 투자를 실행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을 직접 사고팔아야 비로소 투자자가 된다. ‘아, 나도 그때 그 아파트 살걸’ 지나고 나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나와 남편은 관심 있는 지역을 돌아보고 긍정적인 기운을 느끼면 바로 실행(매수)에 옮기는 편이다. 투자 정보는 먼저 내가 조사하고 결정을 밀어붙이는 건 주로 남편이 맡는다. 우리는 부동산 투자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되었다. 우리 부부의 카톡 대화창을 보면 부부인지 부동산 투자 파트너인지 가끔 나도 헷갈린다. 물론 이렇게 손발이 잘 맞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남편이 처음부터 투자에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평생 정직하게 일하시며 성실하게 돈을 모아 오신 시아버지의 성격을 닮은 그에게 부동산 투자(특히 대출 부분)를 이해시키기 쉽지 않았다. 그는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사람이다. “여기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역에서 가깝고 너무 좋지 않아? 여기 투자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이 정도 이야기로는 설득할 수 없었다. 데이터와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했다. 하지만 본인이 한 번 이해가 되어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나보다 더 실행력이 높은 사람이었다. (나는 ‘괜찮다’라는 판단은 먼저 하지만, 막상 투자하려면 할까 말까 망설이기는 타입이다.)
남편과 나는 어떤 지역을 투자할지, 그 지역에서도 어느 아파트를 살지에 대해서 오래 이야기를 나눈다. 내 돈과 시간이 투자되는 만큼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찮다 생각하면 과감하게 매수로 이어진다. 한 번은 추석 연휴 기간에 임장을 하고 마음에 들어 연휴 마지막 날 그것도 일요일에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 동해안으로 여름휴가 다녀오는 길에 임장하고 바로 그날 계약한 아파트도 있었다. (물론 그전까지 그 지역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었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던 상황임) 반바지 차림의 우리 부부를 의심의 눈초리로 흘겨보던 부동산 사장님은 “그럼, 여기 계약할게요. 바로 계약서 쓸 수 있나요?” 한마디에 갑자기 친절해지셨던 기억이 난다. 우리 부부는 지금도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길이나 긴 연휴 기간에 부동산 임장을 다니곤 한다.
나의 정보력과 남편의 실행력이 뭉치면 무서울 것이 없다. 한 채가 아니라 2~3채를 매수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기도 했다. 한 사람이 어떤 물건에 꽂혀 있으면 다른 사람은 한 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따져본다. 둘이 있으니 머리가 2개이고 눈이 4개, 귀가 4개이다. 정보력과 판단력을 2배로 장착하고, 둘이 모두 찬성하는 물건만 투자하게 되면 실패할 확률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 가운데 가족, 특히 배우자의 반대로 답답함을 토로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배우자가 부동산 투자를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진진하게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지금도 충분히 많이 들었다고 불만을 쏟을 수도 있겠지만, 진짜 원인을 알아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배우자 한쪽이 부동산 투자를 반대하게 되면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인데, 싸움과 불화가 끊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평생 함께하는 좋은 투자 파트너를 가진다는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다.
자신의 성격, 스타일,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종잣돈의 크기에 따라 투자의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무한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투자 방법과 부동산 투자의 성공 비결을 이야기하는 책도 정말 많다. 부동산 비수기인 지금도 신간 코너에 부동산 관련 책들은 넘쳐 나니 말이다. 독서나 강의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 방법’을 쉽게 배울 수 있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론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위에서 이야기한 '부동산 투자 힘의 원천 3가지’ 비결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투자 경험이 녹아든 나만의 비범, 힘이 되어 있다.
충분히 공부하고 있는가?
절약이나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를 위한 돈이 마련되어 있는가?
자, 그럼 정말로 부동산 투자를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세 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그 순간, 희열을 느끼며 투자 여정을 하는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