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보면 햇살이 따스하게 비치어 아직 여름인 듯합니다. 얇게 입고 나가보면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콧물을 훔치게 됩니다. 10월의 끝자락, 여름내 푸릇하던 나무들은 어느새 갈색빛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왁자지껄 땀 흘리며 놀던 여름이 지나고 그곳은 왠지 춥고 쓸쓸합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잔소리와 걱정으로 가득한 하루를 채웁니다. 폐렴으로 진행되면 입원해야 할 수도 있기에 대비를 단단히 시키자고 다짐합니다. 마스크를 안 쓰겠다고 던져버리고 외투마저 덥다고 치워버리는 아이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기침을 하는 아이의 이마를 손으로 짚어봅니다. 이제는 손의 감각만으로도 열이 몇 도 정도 되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6살이 될 무렵부터는 덜 아프기도 하고 아파도 심해지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컸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밤이 되어 잠이 든 아이의 이마를 다시 한번 짚어봅니다. 언젠간 아이 스스로 환절기를 거뜬히 버텨내길 바라며, 오늘도 이불을 푸근히 덮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