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믿지 않고 나를 믿어줄 수 있을까?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내가 싫어서
자신을 믿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신봉했다.
'나는 틀렸지만 당신은 맞을거야' 라는
나의 어설픈 자아가
나를 끝없는 덫에 빠뜨리는 줄도 모르고.
긴긴 시간을 통과하면서 나를 믿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 동시에,
나를 믿는 것이 결국 나를 보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자신을 믿는 사람임에 동시에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는 것.
너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해하고 믿어주는 사람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을 믿는 사람'은 결국 나와 생각이 다른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 밖에 없음을.
'나는 옳아' 혹은 '나만 옳아'라는 생각은 결국 나를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 혹은 상대는 안중에 없는 마음이기에, 자신과 생각이 다른 누군가와 날이 설 수 밖에 없음을.
나를 믿고자 하는 마음이 커질 수록 '나'라는 자아가 커짐을 느낀다.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타인의 마음은 나의 마음에 비해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모습은 '나는 틀렸어, 상대는 옳아'라는 마음과 다른 모습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견고한 믿음은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과 결국은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나를 너무 믿으면 남에게 상처를 주고, 남만 너무 믿으면 결국 내게 상처를 주는...... 결국 다른 듯 보이지만 같은 모습.
나를 믿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아 붓는 그 좁은 시야에 타인의 마음을 놓치지 않아야 겠다고,
나를 믿는만큼 타인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믿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기다림'이라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51:49.
딱 2%정도만 나를 더 신뢰할 수 있기를.
'너'
'나'
결국 하나의 모습이기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오복음 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