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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sbesos Feb 14. 2023

Episode7. 야광별

어린 시절 엄마는 이불집을 운영하셨다.

(엄마는 홈패션이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을 붙이셨지만 그 시대엔 이불집이라는 이름이 더 맞았다)

서울에 물건을 떼러 간 엄마에게 천장에 붙이는 플라스틱 야광별을 사 오라고 조른 적이 있다.

비록 이불집이지만 "서울에 물건 떼러 갑니다"라는 쪽지를 붙여놓고 서울에 다녀온다는 엄마가 참 멋지고 진취적인 여성 같았다. 그런 멋진 엄마에게 야광별을 꼭 사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고 너무 멋지게도 엄마는 잊지 않고 야광별을 사 오셨고 난 뛸 듯이 기뻤다. 어린 날 실망시키지 않은 엄마에게 참 고마웠던 기억이다.


엄마가 사 온 야광별을 천장에 붙이고 밤이 되면 무섭지 않게 잘 수 있었다. 별과 달을 보고 잠들었고 여고생 감성으로 라디오를 듣다 보면 스르르 잠이 들곤 했다


불을 끄고 깜깜한 방에서 잠을 청하는 지금 엄마가 사준 야광별이 무척이나 생각이 난다. 지금도 붙이려면 금방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살 수 있지만 어른이 돼버린 탓인지 어떤 마음에서인지 어두운 게 싫으면서도 너무 스스로가 애 같아 보일까 봐서인지 선뜻 붙일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살다 보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가하는지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10배는 더 중요하고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요소가 된다. 내가 나를 애 같다고 평가하고 난 어떤 걸 못해라고 나약하게 평가한다면 정말 안될 때가 많다.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 이런데 사용하기 적절한 표현인듯하다.


그렇지만 야광별은 붙여볼까 하는 마음이 들 때 '애 같음'이라는 표현을 순수한 마음, 맑은 동심이라고 생각하면 해석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북돋으면 자존감이 올라가고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 너무 가혹하거나 편파적인 평가를 하지 말자. 혹 그런 일이 벌어졌더라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자. 내가 판단, 선택, 결정을 했으니 말이다. 나만이 내 결정을 보듬고 토닥일 수 있다. 그럼 내 자존감이 올라간다 쑥쑥. 그럼 자신감도 올라가고 일이 술술 풀일 거다.


당장 야광별을 주문해야지 난 순수하고 맑은 동심을 갖은 사람이니까! 야광별을 천장에 붙인다고 해서 철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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