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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유 Ayu Oct 20. 2022

아쉬탕가요가의 행복

내 안의 다채로움

이미지 출처: www.trueryan.com


다양한 요가수업에 참여해봤지만, 아쉬탕가요가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정해진 시퀀스” 때문이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가 속재료를 확인할 수 있어 김밥을 좋아하는 것처럼, 선생님 재량으로 구성되는 일반요가수업과 달리 매일 똑같은 자세들을 수련하는 아쉬탕가요가에서는 낯선 자세때문에 놀랄 일이 없다.


매일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건 지루할 것 같지만, 오히려 요가매트 위에서 다채로운 나를 볼 수 있다. 매일의 기분과 생각, 어제의 경험, 몸의 컨디션에 따라 같은 동작에 대해 몸, 마음이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요가자세를 고정시키고 보니, 나의 경험에 따라 매일 변하는 내면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밀란쿤데라]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번 좋은 헤드폰을 쓰는 순간 앞으로 성능이 낮은 헤드폰을 쓰지 못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맛보는 순간 과거에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맛없게 느껴지기 시작한다고. 밀란 쿤데라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감각의 욕구를 따르게 되면 직선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찰나의 짜릿함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직선의 끝, 절대적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다.


아쉬탕가 수련을 반복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감각, 감정, 생각, 느낌을 바라보며 그것들은 내가 아니라는걸 알았다. 구름을 걷어내고나면, 맑은 하늘이 존재하듯 매일 90분의 수련동안 감각, 감정, 생각, 느낌을 걷어내고나면 다시 나로 돌아오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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