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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안 Aug 18. 2020

취업의 현실 그리고 이야기

다른 취업 #01

현실 그리고 이야기

본의 아니게 주변의 취준생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조언이라고 하기에는 영양가가 부족한 이야기였는데 대부분이 "이런 방법이 있는지 몰랐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다."라는 반응이 많았고, 결과 또한 나쁘지 않아 한 번쯤은 형식이 갖추어진 글로 남겨볼까 생각을 했었다.  


출처: https://pixabay.com/


주변의 취업에 관련된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혹은 나에게 이야기를 요청했던) 대부분의 이들은 스스로를 '루저'라 생각하고 부딪히고 깨져 본 경험이 있거나 가까운 이들의 그러한 경험을 보면서 취업의 문턱까지 걸어온 이들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대부분의 이들은 지방대를 졸업하고 특별한 스펙이 부족하는 이유만으로 시작을 하기도 전에 부정적인 기운에 짓눌려 있었다.

모두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지잡대'라는 모욕스러운 족쇄가 걸린 그들은 취업의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이미 관중들의 야유소리에 움츠려 들고 지쳐버린 모습이었다. 취업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단 한 가지만 있는 것도 아닌데, 시작부터 움츠려 들고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무기를 부러워하며 갈팡질팡 하는 동안 이미 많은 기회가 지나가고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몰려버리게 된다.


지금부터 시작할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이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공법으로 이기는 방법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것 방법을 찾는데 나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나조차 많은 현실 문제 속에서 허우적거리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가 정답이라고 이야기해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이들이 나의 이야기를 거창하고 세련된 '조언'이 아닌 운이 좋았던 동네 형의 이야기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




출처: https://pixabay.com/


남의 일 이야기하듯

'남의 일에 조언하듯' 내가 후배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남의 일에 대해서는 너무 명쾌하고 반박할 여지없이 답을 잘 찾아낸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고민거리도 아닌 것을 가지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답답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내가 겪는 문제에서는 그렇지 않게 된다. 온갖 얽히고설킨 일들이 있어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아 보인다.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면 자신들의 일이 아닌 듯이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입장에서는 복잡한 이 상황을 알지 못하니 쉽게 이야기한다면서 푸념을 할 뿐이고, 문제의 답을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갈 뿐이다. 사람은 항상 불안감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어려운 일을 겪거나 힘든 상황일수록 좋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나를 '다른 사람이 나를 보 듯'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수백 가지의 해야 될 이유와 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이다.


게다가 매우 비상식적으로 일을 하기 전 감정 상태에 따라 앞으로 일의 결과를 예측하는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원서를 쓰는데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생기리라는 보장도 없고, 면접 보러 가는 길에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고 해서 결과가 나쁘다는 것이 아닌데도 감정이 동요되기 마련이다.


취업준비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듯 나를 평가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가 잘하는 일과 내가 잘하고 싶어 하는 일을 혼동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취업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잘하는 일이지, 내가 잘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님을 잊곤 한다. 취업과정에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내가 부족한 점을 알고 이를 나의 언어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 사람들은 자격증, 어학점수와 같이 단순한 정보의 나열만 익숙할 뿐 그러한 정보들이 가진 의미나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를 응용하여 엮어 쓰는 자기소개서와 같은 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된다. 이렇게 쓰인 자기소개서는 나는 점수를 잘 받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고 나는 자격증이 있다는 식의 단편적인 서술밖에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나서 하루정도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세상과 연락을 끊고 빈 노트를 앞에 두고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잘하는 것이 없다면 무엇이 문제였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나'라는 존재를 다른 사람처럼 인식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나를 평가하여 나를 고용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다. 취업은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파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나'를 파는 과정이다.



1. 취업의 현실 그리고 이야기

2. 업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업

3. Crash!!!

4. 숨은 '갑'같은 '을'찾기

5. 자격증은 거들 뿐

6. 돌연변이 찾기

7. 기승전.. 직무

8. Back to Basic

9. 취업을 망치는 확실할 방법

10. 지금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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