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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엔 Sep 30. 2024

1시간 거리, 도심의 디즈니랜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시간

아직도 동심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는 건지, 나에게는 디즈니랜드가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릴 적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잔뜩 보면서 자란 추억에 더해 교환학생일 때 처음 맞은 봄방학을 알차게 만끽했던 테마파크였기 때문이다.




이전 여행에서 에어컨도 없이 땡볕에서 2시간씩 줄을 서다 더위를 먹었었다. 이후, 홍콩 디즈니랜드는 '여행으론 못 오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시위가 시작되면서 여행객이 줄었고 조금씩 더위가 가시니 다시 시도해 볼 용기가 났다.


한 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디즈니랜드라니! 왠지 설렜고, 동시에 '오늘 다 탄다'는 의지는 반감되었다. 덕분에 여유롭게, 줄이 너무 길면 적당히 건너뛰면서 내가 원하는 어트랙션만 알차게 즐길 수 있었다.



하나 더, 시위가 시작되면서 관광객 유입이 줄어들어 대기시간이 줄어들었고, 1+1 혹은 밀 쿠폰 증정 등의 혜택이 늘어나게 되었다.


가까웠기에 홍콩 디즈니랜드는 여행은 아니지만 하루를 촘촘하기 보내기에 좋았다.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를 가장 만끽하기 좋은 곳이기도 했다. 아침에 커피를 시작해 곳곳을 돌아다니며 오후를 보내다 공연과 퍼레이드로 마무리하면 그 하루가 정말 알차게 끝났다.




공연의 퀄리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공연만으로도 충분히 티켓 가격 이상을 누릴 수 있었다. 특히, 핼러윈 시즌에만 공연되는 Wicked(위키드)는 기대 이상이었다.


새로운 시즌이 될 때와 리뉴얼한 성이 오픈했을 때, 디즈니랜드를 갔고, 갈 때마다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어른의 의무에 찌들어 삶이 흑백으로 변할 때 적당한 날을 잡아 방문하여 아이들과 어울려 하루를 온종일 보내고 나면 다시 조금씩 생기를 되찾곤 했다.



가끔은 대중교통만 이용해도 부모님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즐길 수 있는 홍콩의 어린이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렇게 한 4번쯤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었나 핼러윈도 보고, 크리스마스도 보고, 피날레도 다 보고 나서야 조금은 디즈니랜드에 대한 흥미가 시들었다.



이제 더는 홍콩의 디즈니랜드는 가지 않을 것 같지만 매번 너무 몽글몽글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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