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 <10> 4대 지랄견
회사에서 나 미국으로 가라는데?
응? 출장이야? 얼마나? 언제?
아무것도 안 알려 주고 그냥 발령 리스트에 올라가 있었어. 비자부터 준비하래.
어떻게 한담... 갈 수 있겠어?
아마 그때로 돌아갔어도 지금과 똑같은 선택을 했을걸? 우리는 후회하지 않을 일을 했어.
나 가면 혼자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실 지금도 거의 혼자서 다 하고 있잖아.
그렇긴 한데, 강아지들보다 네가 문제지. 너 한 번씩 풀어주지 않으면 지랄 나잖아.
그렇긴 하지... 그래도 1~3달까지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나 요즘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아.
그래?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
나 점심 약이랑 저녁 약 신경 쓰지 않고 하루를 온전히 밖에서 보내보고 싶어. 저녁에 좀 일찍 돌아올 수 도 있고.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날짜만 맞으면 되겠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돌보는 사람들도 약간 너랑 비슷한 것 같더라. 자기만의 시간이 없다고.
그렇겠지. 그런데 그분들은 더 하겠다. 함께해야 할 '시간'이 더 길 거 아냐.
장애 아동은 요양보호사와 같은 제도 혜택도 못 받아서 온전히 가족들이 케어할 수밖에 없다더라. 그런데 내가 본 영상에서는 그래서 주기적으로 치료받는 병원에서 그런 간병인을 짧은 시간이나마 보내준대. 잠깐이나마 볼일도 보고 숨 좀 트라고.
숨 트는 것. 중요하지. 어째 보면 자기의 삶을 온전히 바쳐야 하는 건데. 쉽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