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으니 당연한 거.
그걸 무시하고 조금 잊었다 싶으면
나의 뒤에 그림자처럼
네가 찍혀나오더라.
바로 저겁니다. 그림자처럼 보이기도 하죠.
처음엔 멍할거고
그다음엔 슬플거고
그다음엔 싸울거고
그다음엔 반성하겠지.
한동안 너는 그렇게 나보다 더 큰 내가 되지.
내 배의 노는 내가 쥔 줄 알았는데
내 배를 젓는 건 너였어.
네가 흐르는 방향대로 어느새 가다보면
다들 새로운 종착역이 아니 출발지가 나온다고도 해.
그래, 그게 바로 너야.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
내 노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게 하는 것.
그게 너였어.
너는 날 떠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내 안 가장 깊은 곳에 여전히 너는 살아.
그래 그게 바로 너였어.
암이라는 이름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