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소리.
아직 어스름한 빛에 허락을 받고
좀 더 잠을 청해 본다.
이윽고 동향으로 내어진 창에 해가 나타난다.
이쯤 되면 몸이 알아서 깨어난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산책 준비를 한다.
산책 친구는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개인 시고르잡 누렁이와
보더콜리를 아주 조금 닮은 개와 함께
바닷가로 이어지는 숲길을 산책한다.
종종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을 마주치기도 하는데
이럴 때면 핸들링이 쉽지 않다.
돌아와서는 닭장에서 달걀을 꺼낸다.
종종 닭이 알을 내주지 않으려 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바로 요리하여 아침을 먹는다.
이 시간까지 조용히 기다려온 고양이도 밥을 먹는다.
집에서 내려먹는 커피와 후식까지.
족히 한 시간은 걸리는 아침식사다.
식사가 끝나면 빨래 바구니를 들고나가 햇볕에 빨래를 넌다.
아침에 서둘러서 빨래를 널면
한겨울에도 빨래가 잘 마른다.
책 몇 줄 읽기도 하고 이런저런 TV프로그램을 뒤적여본다.
점심메뉴는 밭에서 나온다.
키워낸 채소와 숲에서 나는 나물과
비빔밥을 먹는다.
마당에 풀도 좀 뽑고
햇볕과 바람을 실컷 쐰 빨래를 걷어들이고
개들과 어두워지기 전에 산책을 마친다.
저녁을 먹고 난 후
TV 없는 방에서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한다.
햇살, 바람, 풀, 바다, 그리고 동물들과
지루할 틈 없이 보낸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