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커다란 멜버른 박물관

칠월 일일. 멜버른 박물관

by 최칠칠


2019-07-02-12-37-41-635.jpg 오늘의 날씨


호주라는 나라가 부러웠던 점은 땅덩어리가 넓다는 것이다. 나라가 넓다는 특징은 커다란 이점으로 느껴지는데, 그래서인지 이 나라 사람들의 스케일도 뭐든 커 보인다. 자연사 박물관의 크기가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건 한국에만 평생 있었다면 모를 일이다. 그만큼 커다란 멜버른 박물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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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커다란 MELBOURNE MUSEUM이라는 입구에서 잔뜩 들떠서는 사진을 서너 장 찍고서는 입구로 향했다. 방문객도 많은 박물관이니 티켓을 사기 전에 짐을 무료로 맡길 수 있어 짐을 먼저 맡기고 티켓을 구매하려 줄을 섰다. 앞에 선 관람객을 두어 명 정도 보내니 우리 차례가 왔다.


“옷이 멋진데요? 대학생이에요?”


성인 표 값인 15달러를 내려 하자 반가운 인사와 함께 판매원분이 말을 걸었다! 우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대학교 과잠을 입고 다녔는데 어느 나라에서나 대학생이 입는 과잠 디자인은 비슷한 건지, 그분이 그걸 알아본 것이다! 나는 반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한국에서 온 대학생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분은 유쾌하게 웃으며,


“대학생이라면 입장이 무료랍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학생 할인으로 무료입장이 될 줄은 몰라서 우와, 하고서는 고맙다며 학생 요금으로 계산을 부탁했다. 그분 덕분에 박물관 입장부터 상쾌할 수 있었다.


2019-07-02-14-30-41-686.jpg 입구에서 우릴 반겨준 귀여운 물범




좋은 관람되세요, 라는 인사에 고맙다고 대답한 우리는 한층 들뜬 기분으로 박물관에 입장했다. 멜버른에만 한 달을 있는 일정이었다면 멜버른 박물관 관람에 3일을 할애했을 정도로 커다란 박물관에는 볼거리도 굉장히 많았다. 그중에서 우리는 동식물 쪽을 중심으로 원주민의 역사에 대한 특별관까지만 보고 과학 쪽은 슥 보고 지나가기로 했다.


2019-07-02-12-44-28-365.jpg 커다란 볼거리 중 하나였던 커다란 공룡 뼈와 매머드 뼈


하지만 이 계획은 계획에 그쳤는데, 과학관이라고 해서 지루하게 세포 모형이나 뇌 모형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착시 현상이나 세포 분열 등을 직접 홀로그램 안에 들어가 손을 휘저으면 세포가 분열하는, 체험형 전시관으로 대부분 꾸며뒀다. 그래서인지 동식물관은 박제해놓은 곳만 신기해서 쳐다보고 그 외에는 넘기고 되려 과학관을 더 열심히 봤다.


특히 착시관이 인상 깊었는데, 분명히 똑바로 직선으로 그어진 방에 착시 현상이 발생하도록 만들어 방이 한 편으로 쏠린 듯한 느낌을 주게 했다. 그 조그만 방에 구석에서 그 착시 현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건데, 그게 얼마나 신기했던지!


그렇다면 멜버른 박물관에서 칠칠이 가장 인상 깊었던 관은 과학관이었을까? 그건 아니다. 가장 재미있던 관은 동식물관이었다.


1562040752805.jpg 창문 너머 보이는 울창한 숲 자체가 식물관이다. 식물관으로 가는 모던한 통로에서 한 컷


먼저 식물관. 식물관은 아예 박물관 가운데에 정글 비슷한 정원을 만들어 길을 따라가며 식물 생태계를 구경할 수 있었다. 시냇물이 흐르는 걸 따라 걷다 보면 흙 굴도 나오고, 그 안에 들어가면 식물이 자라는 토양에 어떤 동물들이 있는지, 식물들의 뿌리는 어떻게 생겼는지 등등 자연스럽게 지상과 지하를 오가는 구성에 감탄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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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인 동물관. 위 사진을 보라.


두면을 채우는 동물!


한국에서 그나마 자주 가던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일렬로 쭉 늘인 동물 박제 모형이 끝이었는데, 여기서는 아예 위로 단을 쌓아서 박제 모형을 전시해놓았다. 심지어 사진 속 오른쪽에 걸린 모형들의 경우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에는 더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할 수도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개, 고양이가 아닌 동물을 구경할 수 있어서 더 눈을 뗄 수 없었다.


동물들의 여러 자세를 구경하자니 갑자기 동물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내 친구가 떠올라서 몇 장을 찍어 보내주기도 했다. 그 친구가 다양한 자세를 참고할 수 있겠다며 좋아했었는데, 갑자기 또 가서 사진을 왕창 찍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든다.


아마 다음에 방문한다면 멜버른 박물관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 알았으니 이곳에 머무를 시간을 좀 더 할애할 것 같다.


2019-07-02-12-36-16-404.jpg 박물관을 나오며 찍은 입구 컷. 왼편에 IMAX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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