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숫자'가 존재할까요? 혹시 '셀 수 없이 많다' '끝이 없다' '무한대이다' 라고 대답하셨나요?
>>> 정답은 10개입니다.
0,1,2,3,4,5,6,7,8,9
세상에 존재하는 숫자는 딱 10개에요.
숫자와 수는 다르다
혹시 '숫자'와 '수'가 같다고 알고 계셨나요? 숫자는 수가 아닙니다. '수'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개념이고, '숫자'는 그 개념을 나타낸 기호입니다.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
숫자(數字)라는 단어 자체가
數 셀 수, 字 글자 자
'수를 나타내는 글자'라는 뜻입니다.
알파벳은 몇 개이지요? A,B,C,D......... Z까지 모두 26개입니다. 우리는 이 26개 기호를 사용해 영어를 표현하죠. 알파벳 덕분에 우리는 영어를 읽고 쓸 수 있어요. 수도 마찬가지에요. 숫자라는 10개의 기호로 모든 수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인류가 닭 두 마리의 2와 이틀의 2를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까지는 수 천 년이 걸렸다
아주 먼 옛날에 사람들은 '수'를 알지 못했습니다. 수개념 자체가 없었죠. 수렵채집인이 나무에 달린 열매 개수를 세거나 따고 남은 양을 헤아릴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면서 '수'가 필요해졌습니다. 지켜야할 재산이 생기니, 수량 파악이 아주중요해졌거든요. 공동체가 비대해지면서 세금 문제도 큰 이슈였죠. 그렇게 인류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수개념을 발전시켰습니다.
처음엔 수를 나타낼 기호가 없었기에 '돌멩이 하나에 동물 한마리'이런 방식으로개수를 비교했어요. 아침에 양떼를 몰고 나가면서 양의 수만큼 돌멩이를 주머니에 넣습니다. 저녁에는 울타리 안에 양을 한마리씩 넣으면서 주머니에서 돌을 하나씩 꺼내요. 돌멩이가 주머니에 남아있다면 큰일이죠. 양을 잃어버린 거니까요. 기호가 없던 시절에는이렇게 일대일 대응 방식으로 수를 비교했습니다. 가장 사용하기 간편한 손가락이나 발가락으로 개수를 세기도 했구요. 그러다 세어야할 양이 많아지면 짐승의 뼈나 나무에 금을 긋거나 끈에 매듭을 묶어서 표시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기호가 만들어졌습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문화가 다르듯, 저마다 다양한 숫자를 만들어 사용했는데요.
*출처:수학의 구조
메소포타미아 숫자, 이집트 숫자, 로마 숫자, 한자 숫자 등 여러 숫자가발명되었습니다.표기법은 달랐지만 그들 모두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어요. 바로 새로운 숫자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는 것.그리고 계산하기가 어렵다는 것.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숫자는 '아라비아숫자'입니다. 인도 사람이 처음 쓰고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해진 아라비아 숫자를 전세계인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고 많은 숫자 중 왜 하필아라비아숫자였을까요?그건 바로 '단순함'때문입니다. 단 10개의 숫자로 세상 모든 수를 나타낼 수 있으니까요.
10개의 숫자로 세상 모든 수를 나타낸다
10개의 숫자 중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0'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600년 전,인도에서 무명의 천재가0을 발명했어요. 숫자 0은 뭘 의미하죠? 0에 의미랄게 있나요? 우리가 0을 자주 사용했던가요? 0은 10개의 숫자 중에서도 존재감이 가장 희미합니다. 그런데 이'0'이야말로가장특이하고 특별한숫자입니다.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숫자, 0
0은 '아무것도 없음'을 뜻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게 뭐 그렇게까지 위대한가 싶지요? 0이 없다면 우리는 105와 15를 구분할 수없고 1,10,100,1000,10000과 같은 큰 수의 표기도 불가능합니다. 0 덕분에 우리는 어떤 수도 다 나타낼 수 있게 됐습니다. 아무것도 없음을 뜻한다고 존재감까지 없는 건 아니에요. 없기 때문에 존재하는 수가 바로 0입니다.
유아기 아이들은 입으로수세기를 참 잘합니다. 노래하듯이 1부터 100까지 줄줄줄 읊습니다. 그런데 말로는 잘 하지만 손으로는 이상하게 쓸 때가 있어요. 11(십일)을 101이라고 쓰는가하면, 50(오십)은 510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100 다음 수가 뭐냐고 물으면 백일이라고 잘도 대답하면서 쓰지는 못합니다. 101과 111의 차이를 모릅니다. 왜 그럴까요?우리 아이가 살짝 모자라서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아이가아직 수의 체계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0의 의미를 모른다고 할 수 있죠.우리 어른들은 0의 쓰임을 잘 알고 있나요?
수는 10개의 숫자와 자릿값으로 만들어집니다. 각 자리에는 0에서 9까지의 숫자를 놓을 수 있어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죠. 수학에서는 '자리가 수를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숫자라도 어느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지니까요.이렇게 숫자의 위치로 값을 나타내는 방법을 '위치기수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56015(오만육천십오)에 있는 두 개의 5는 값이 다릅니다.앞의 '5'는 50000, 뒤의 '5'는 5를 의미하죠. 무려 10000배의 차이입니다.
자릿값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한 자리 올라갈 때마다 10배가 됩니다. 우리는 10이 되면 앞으로 한자리씩 나아가는 십진법을 사용합니다.
10이 되면 앞으로 나아가는 법칙, 십진법(十進法)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1이 열 개가 있으면 10이 된다는 거예요. 10이 열 개 있으면 100이 되구요. 100이 열 개 있으면 1000이 됩니다. 이렇게 10배마다 새로운 자리로 나아가는 것을 '십진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1,2,3,4,5,6,7,8,9
한자리수 중에서는 9가 가장 큽니다. 1이 9개 모여서 9가 되었지요. 그럼 9보다 1큰수는 어떻게 나타낼까요? 우리는 당연히 10이라는 걸 압니다.
그런데 10을 자세히 보면 특이합니다. 숫자가 두 개로 늘어났죠. 숫자 1과 0은 갑자기 왜 등장했을까요? 1이 열 개가 되었으니까 한자리수에서 두자리수로 넘어간 겁니다.
수10이 의미하는 것은 이만큼이에요. 1이 10개이죠.
표기는 10이라고 합니다. 앞의 숫자 1은 10이 1개 있다는 뜻이고뒤의 0은 일의 자리에아무것도 없음을 뜻합니다.숫자 0은 이렇게 없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11과 비교해볼게요.
11은 10이 1개, 1이 1개 있다는 뜻입니다. 숫자 1을 두번 썼지만 앞의 1은 10, 뒤의 1은 1을 나타냅니다.
35는10이 3개, 1이 5개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엔 아이들이 많이 헷갈려하는
100, 101,110, 111을 비교해보겠습니다.
100은 100이 1개, 10은 0개, 1은 0개를 말합니다.99보다 1큰수, 90보다 10큰수, 1이 100개인 수가 바로100입니다.
101은 100이 1개, 10은 0개, 1은 1개입니다.우리가 이 수를 읽을 때 '백일'이라고 하죠. 가운데 십의 자리가 없기 때문에 아예 읽을 때도 생략합니다. 그렇지만 수를 표기할 때는 없는 것을 0이라고 써줘야 합니다.
110은 100이 1개, 10이 1개, 1은 0개인 수입니다.일의 자리가 비어있다고 안 쓰면 11이 되죠. 없더라도 0이라고 반드시 표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11은 100이 1개, 10이 1개, 1이 1개라는 것을 뜻합니다.111은 숫자1을 연달아 세 번 썼지만 자리값은 다 다릅니다. 맨 앞의 1은 100, 가운데 1은 10, 맨 뒤의 1은 1이죠.
101처럼 수 중간에 0이 오거나, 110처럼 맨 뒤에 0이 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숫자 표기에서 0은 해당 자릿수에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숫자0 덕분에 아무리 큰 수도 다 표기할 수 있습니다.1(일),10(십),100(백),1000(천),10000(만),100000(십만),1000000(백만)... 얼마든지 큰 수를 계속 만들 수 있어요.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 아시지요? 구글은 1다음에 0이 100개 붙은 수를 뜻하는 '구골'에서 착안한 이름입니다. 이름만큼 엄청난 정보를 다루는 회사이죠. 0이 없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큰 수를 감히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알고나니 0이 더욱 특별해 보입니다.
문자를 발명한 덕분에 인류는 역사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라비아 숫자 덕분에 수를 쉽게 표현하고 계산도 가능해졌어요. 오늘날 인류가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고 AI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단순한 '숫자'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