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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리얼리스트 Feb 17. 2022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세

점점 단단해진다

미움은 굵고, 짧게 하는 게 좋다. 오기가 발동하는 타입이지만 상소리는 못한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쌍방과실 아닐까? 아름답게 헤어지자는 말, 믿지 않는다. "잘났어 정말" 그저 변명 아니고, 진심을 다해 얘기해주었으면 좋겠다. 애당초 가벼운 몸놀림, 입에 발린 소리였던가? 혼술을 하면서 줌으로 잘 모르는 그대들과 술도 마신다니 나와는 달라도 아주 달랐다. 마지막 낭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낭만이 뭐지? 현실과는 아랑곳없이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주정적, 서정적으루다 사람을 사물을 대한다. 그런 분위기... 한참 철이 덜 들었다. 몽환적이라고까지 생각했다. 몇 년 전, 길가다 우연히 만났을 때만 해도 반가웠는데... 이젠 다시 보게 된다면 아는 체하고 싶지도 않다. 어찌 그리되었나? 


너와 나는 갈 길이 다르다. 누군가에 빠지면 주변을 안 돌아보던 나와, 주변에 덜 신경 써야 되는 게 싫은 너. 가끔 안부를 묻고, 상대방의 근황이 궁금하다 싶은데 6개월에 한 번 이상 전화 오면 싫다는 너... 무슨 x소리야? 점점 단단해진다. 아직도 얼얼하고, 그 사람의 얼굴이 내 눈앞에서 어른거리지만, 뭔가에 취해 몽롱해진 눈빛과 살풋 날카로워진 눈빛과,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가 궁금했던 그 많은 순간들과 사연들... 앞에서 나는 겸손해진다. 안다고 다 아는 게 아니고, 느꼈다고 다 느낀 게 아니다. 사람처럼 요물스럽고 흉물스러운 존재도 없다 싶게 나는 상심한다.


하지만, 또 한 번 '나'를 확인하며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위로한다. 살다 보면, 이런 사람도 만나는 거지. 내가 사람을 잘 몰랐던 거지. 우연히 또 부딪혀 봤음 좋겠다. 그가 날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속일 수 없는 눈빛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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