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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리얼리스트 Jul 25. 2021

폭염

이대로 스러지지는 않으리라

와, 덥다. 50 평생 이렇게 더운 적이 있었나? 3년 전인가 2019년에 무지 더웠고, 올해 또 폭염이다.

한낮에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사막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이 막막한 진공상태가 된다.

뭔가 울분에 차 있다. 누구 말마따나 속풀이라도 하고, 푸닥거리라도 하고픈 심정이다.

5월부터 다시 시작된 나의 프리랜서 생활, 촘촘히 살았다.


중간에 국방부 산하 군사편찬연구소 용역 아르바이트를 2개월간 했는데, 언제 그런 적이 있었나 싶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후의 내 생활이 훨씬 스펙트럼도 넓고, 분주했다.

하지만 돈이 따라 주지를 않는다.

방송일은 물론이고, 자서전 대필 일도 들어와 "이 뭣꼬?" 했는데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함께 하고 있는 프로덕션 대표는 사람의 비위를 살살 맞추는 듯하면서 최대한 원고료를 늦게 주는 타입이고. 새로 들어온 자서전 대필 일도 남에게 맡겼던 일이 내게로 돌아와, 뭔가 지난번 일의 뒤치다꺼리까지 맡아야 하는 기분? (전문용어, 속어로 '설거지'라고 한다.)

언제는 내가 인복도 많고 항상 좋은 팀워크를 발휘하며 일한다 싶기도 했지만

웬걸, 요즘 보면 세상의 자린고비, 속 좁은 좁쌀영감들만 내 주변에 있는 것 같은 피해의식을 느낀다.

일을 이만큼 열심히 하고 있으면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더더욱 페이가 적게 책정되면 지불을 빨리 해주는 게 관례지만, 요즘 제작사 젊은 대표들은 그런 것도 모르는지, 알고도 모른 체하는 건지 엉망진창이다.


어제는 카페를 세 군데나 전전했다. 오전에 전파진흥협회 가서 포맷 개발 공부하고, 점심 먹고 옛날에 살았던 동네에 가서 카페를 서재 삼았다. 리모델링한 GH카페는 좋았는데 특별방역기간에는 6시까지 운영한다 하고,

별다방에 생일 쿠폰 쓰러 갔는데 9시까지 하고, 카페 운영시간인 10시까지 에어컨 쐬며 마무리하고 싶어서  

인근 이디야를 찾았으나 9시 50분까지 머물 수 있다 하고... 50분은 금세 지나갔다.


작업하는데 지쳐서 집에 와서 울었다. 춤 오디션 작업과 자서전 대필 작업마저 녹록지 않다. 자서전은 계약을 맺기도 전에 샘플원고를 써라 어쩌고 하고, 춤 오디션은 벌써 몇 번째 변수가 생기고 수정과 수정을 반복한다.

좋은 인연에 감사하고, 만나는 모든 이에게 배운다던 김 작가. 요즘은 불만투성이다. 줄 건 주고, 기브 앤 테이크가 있어야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신성한 노동의 대가를 쉽게 생각하고, 자기의 이속만을 챙기려는 사람들, 정신 차리라고 하고 싶다. 2021년 여름은 총체적 난국이다. 하지만 계절은 또 지나가고, 돌아오겠지? 마음은 이미 가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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