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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17. 2023

일독일작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일 년 가까운 기간 동안 참여하고 있는 글 쓰는 루틴 만들기 프로젝트인 <글루틴>은 내 일상의 중심이자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하고 있는 일이다.


 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조금 그렇지만 내 즐거움이자 밥벌이로 하는 일 이상으로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지고 하는 일이다. 지금 나의 일상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가볍게 시작한 일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감당할 수 있는 임무라고 생각해서 매일 더 충실하게 임한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시 이사 갈 때 더 이상 내가 소유하고만 있던 책들이 짐이 되지 않고, 이사 비용의 할증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으로 시작된 독서는 이제 일 년 365권 읽기 프로젝트와 삼 년 1,000권 읽기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딱 한 번, 일 년 100권 읽어 보았지만 나만 기억하는 그 일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안거나 알지 못한다. 심지어 나조차도 기억하기 힘든 기억 저너머의 가물가물한 추억이 되고 있기에 나도 기억하고,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 기록하고 소통하기 시작했다.


 개설 후 방치되어 있던 블로그에 책 읽기를 한 후 간단하게 내 생각을 적고 업로드를 하시면서 나의 일독일작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매일 한 권씩 읽고 글쓰기를 해서 포스팅하자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지만 매일 나는 근사한 핑곗거리를 찾는데 더 집중하고 있었다.


 목표를 세웠을 당시만 해도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매일 읽고 쓰지도 못했고 일주일에 4번 정도 하면 정말 많이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능력을 규정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코이 물고기’처럼 내가 정한 환경 속에서 내 능력은 달라지기 때문에 나를 어떤 환경에 두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하기 싫어도, 실제 바쁜 일이 있어도 책 읽기와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벌려 놓은 일을 하나씩 내려놓았고 오직 책 읽기와 글쓰기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었고 6시 기상에서 점점 빨라져 요즘은 4시 전에 일어나 나만의 의식을 거행하고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한다.


 작년 111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한 것에 용기를 얻어 무모하게 시작한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 프로젝트는 현재 잘 진행되고 있으며 매일 정말 완벽한 핑곗거리가 생기기도 하지만 꾸역꾸역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 생각 없이 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 시간을 배분하고 매시간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 스스로 정할 수 있다. 특히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하기 때문에 9시 전에 자려면 6시 정시 퇴근을 해야 하고 7시 전에 저녁을 먹어야 편안한 잠자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시간별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져 있다.


 흔히 말하는 ‘루틴’인데 지난주 이틀 연속 12시 넘어 자다 보니 투통이 오고 눈이 탁해지는 증상을 체험하니 일상의 루틴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알게 되었다. 그냥 일상생활 속 나만의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매일 반복하는 것이 바로 습관이자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니 아이도 옆에서 덩달아 동화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원래 책을 좋아했지만 직장 생활과 육아로 지쳐가고 있던 아내도 다시 책을 읽으며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있다. 요즘 다리를 다친 장모님께서도 책을 쌓아 놓고 독서삼매경에 빠져 계신다.


 나의 작은 행동은 우리 집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발휘할 수 있으며 가족 간의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지식과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축복이 또 어디 있을까??


 <일독일작>을 통해 브런치스토리 작가도 되고, 그토록 바랬던 책 출간을 했으며 내 주변을 점점 책과 관련된 공간과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모든 책이 좋은 것만은 아니기에 양서와 악서를 구별하는 능력과 나에게 맞는 책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해진 요즘, 일독일작은 변화의 시작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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