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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프게

* 時도 없이 詩가 있을 때

by 글하루

살아보렴

지금처럼 사랑하며

살아보련

사랑을 몰랐던 때로


살고 싶다고 사는 게 아니고

살아간다고 사는 게 아니며

살아 있어도 죽었던 날들이

살아가면서 살아나던 게

그렇게 살았던 날들이

점점이 죽어가


지나온 세월을 말하자면

어제처럼 너무나 평범해서

천둥번개 치는 비바람은 잠깐이고

평범한 하늘이 평온해서

이렇게 이렇게 길었으면


긴 세월 사랑해도

아주 잠깐 이별은

살아보련

살아보렴


어제처럼 사랑하고

내일처럼 사랑해도

오늘 내 사랑은

가냘픈 전부였단 걸

가냘프게 사랑했더라.




- 가냘프게 1 -








詩가 제일 잘 써지는 때는

時도 때도 없이 넘칠 때다.

가냘프게 생각할 때

두툼하게 써진다.

한 글자씩 걷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는 그곳에

나는 마침표를 찍고

그늘아래 쉬다가

다시 한 점을 찍으며

점점이 다시 일어나

한 점 걸음을 뗀다.

하루의 일상은 이렇게

한 점 한 점 늘어나

어느새 점점이.....

돌아보면 그 빼곡하던 점이

보란 듯 선이 되어 있는

나란하던 너를

나는 길이라고 부른다.

별거 없던 점들이 모여

별만 있는 밤이 되고

어느 별에 눈을 둘지 모르던

행복하던 나의 우주

가냘파서 넌 아름다웠어.


- 가냘프게 2 -









#매일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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