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보다 ‘존재가 멋지다’는 말 자존감을 키우는 아빠의 언어
“우리 딸, 오늘 예쁘다.”
“너는 진짜 예쁜 아이라니까.”
이런 말은 익숙하고 안전하다.
하지만 그 말이 반복될수록,
딸은 자기도 모르게 ‘조건부 가치’를 학습하게 된다.
예쁜 날엔 사랑받고,
예쁘지 않다고 느끼는 날엔
사라져도 되는 존재처럼 느끼는 것.
딸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예쁘다’는 찬사보다
‘넌 참 멋진 사람이야’라는 존재의 인정이다.
딸은 거울보다 사람의 말에 더 영향을 받는다.
특히 사춘기 시기에는
자기 이미지가 ‘타인의 시선’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예쁘다”는 말은
처음엔 기쁨이지만,
곧 ‘그렇게 보이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으로 바뀐다.
『나는 왜 예쁘지 않은 날 기분이 나쁠까』(오카다 다카시, 2023)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외모 칭찬은 자존감을 키우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외부 평가에 의존하는 자아 구조를 만든다.”
“너랑 얘기하면 내가 배울 게 많아.”
“넌 정말 생각이 깊은 사람이야.”
“너의 그런 마음, 참 멋지다.”
이런 말들은
딸에게 “나는 있는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기준 없는 자존감을 심어준다.
그리고 그런 자존감을 가진 딸은
연애 감정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딸이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를 꾸미고,
감정을 숨기고,
기준을 상대에게 맞추려 할 때,
아빠의 말은 딸을 중심에 다시 세워주는 기준점이 된다.
사랑 안에서도
자기 존재를 지키는 힘.
그건 어릴 적 아빠가 건넨 말에서 시작된다.
고3 진아(가명)는 고백을 받았던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예쁘다, 예쁘다 하는 말보다
아빠가 나한테 ‘네가 생각하는 방식이 좋다’고 했던 말이
훨씬 더 기억에 남아요.”
그 말이 있었기에,
누가 외모로 나를 평가할 때
그걸 내 정체성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존재를 인정받은 아이는
다른 누군가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는다.
딸이 외모나 성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건 아빠만이 해줄 수 있는 선물이다.
사춘기 시절, 딸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묻는다.
그때마다 누군가는 대답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대답이
가장 오래 남는다.
딸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을 때,
결과보다 그 ‘시도한 마음’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아빠라면,
그 딸은 실패 앞에서도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
“그럴 수도 있지.” “그 마음 충분히 이해돼.”
라고 말해줄 사람이 아빠라면,
그 딸은 자기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건강하게 꺼낼 줄 안다.
존재를 인정받은 딸은
세상이 주는 수많은 비교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나는 딸의 외모가 아니라,
그 아이가 만들어가는 생각과 감정, 태도를
더 오래 기억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