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좀 차분할줄도 알아야지."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다.
어릴 적부터 성격이 급한 편이다.
천천히를 상당히 답답하게 생각한다.
무엇이든 빨리빨리 해야 직성이 풀렸다.
이런 성격은 달리기에서도 나타났다.
1km씩 3번을 나누어 뛰던 내가.
하프를 나가는데 까지 3개월 정도 걸렸다.
하프대회 이후 풀코스 대회까지 3개월이 걸렸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몸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수 없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했던 것도 아니었고,
러닝을 혹은 마라톤을 코치받지도 않았다.
결국 나는 지금 한 달 넘게 달리지 못하고 있다.
빨리 길게 뛰고 싶다.
조금 더 빨리 길게 뛰고 싶다.
승부욕이 강하다고 해야 할지.
성격이 급하고 과정보다 결과를 우선한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썩 좋은 성향은 아닌듯하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조금만 통증이 사라진 듯하면 뛰어본다.
그러고 또 아프다.
솔직히 알고 있다.
'아직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화창한 날씨.
러닝 하는 사람들.
시원한 바람.
이런 것들이 이성을 잃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옷을 챙겨 입고, 운동화를 손에 든다.
그러고는 속으로 대상 없는 기도를 한다.
'제발 통증이 느껴지지 않게 해 주세요.'
아파서가 아니다.
달렸을 때 통증을 느끼지 않아야 내일 또 마음 편히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조심해도,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통증은 찾아온다.
매일 생각한다.
'지금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11월 JTBC마라톤까지 망치게 된다.'
'그러니 참자.'
나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일을 나는 요즘하고 있다.